[대학생칼럼] 진정한 ‘고민의 자유’를 위해
[대학생칼럼] 진정한 ‘고민의 자유’를 위해
  • 경남일보
  • 승인 2022.01.11 15: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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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아 (경상국립대신문사 편집장)
 



민감한 주제라 일컬어지는 것들, 일상에서 쉽게 꺼내어놓기 어려운 주제들, 자유로운 ‘대화’보다는 ‘비난’이나 ‘논쟁’으로 향하곤 하는 주제들, 그런 주제들이 있다. 내 생각엔 ‘페미니즘’과 ‘공산주의’가 그렇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잘 모르던 때, 그것이 논쟁의 한가운데에 올라 화제라는 것만 알았던 때, 특정 입장에 쏟아지는 비난을 보고선 나는 내 입장을 고민해 볼 생각조차 갖지 못한 채 논쟁을 지켜볼 뿐이었다. ‘만일 특정 입장에 선다면 저렇게 비난받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의문과 함께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그에 대한 내 생각도 모르지만, 그것을 통째로 애써 외면했다. 내가 볼 수 있던 건 ‘갈라진 편’이 서로에게 던지는 비난이었고 그 속에서 본질은 찾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우연히 대학에서 페미니즘의 관점을 배우게 되었다. 그제야 그게 무엇인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알고 고민해보게 된 경험이 있다.

페미니즘처럼, 공산주의에 관해서도 잘 모르던 때가 있었다. 어떤 것에 대해 무지한 상황에서는 그것에 관해 말하는 다른 이들의 평가가 대상을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사람들은 공산주의를 배척했고 그 사상을 주장하면 ‘빨갱이’라 비난했다. 왜 그런 것인지 도통 몰랐던 때, 그렇지만 나는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충실했던 때였다. 무지했던 나에게 다른 이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그대로 적용되었던 거다. 왜인지 공산주의라는 것의 반대편에 서야 할 것 같았고 심지어는 이야기도 꺼내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미지와 비난이 벗겨진 ‘본질’은 그동안 생각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이것이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진정한 자유에 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과연 우리 모두에게 ‘고민할 자유’가 제대로 주어지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사회적 비난과 낙인으로 인해 억압되어 온 자유가 있진 않은가? 본질보다는 그 위에 덧씌워진 이미지로 본연의 의미와 가치가 가려지고 있진 않은가? 나는 ‘건강한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나처럼, 사회적 분위기에 충실하면서 특정 주제를 애써 외면하게 되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온전히 열려있는 공간 위에서 진정한 ‘고민의 자유’를 누릴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길이라고 믿는다.

심근아 (경상국립대신문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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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11-16 04:32:16
맞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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