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천리 길 진주! 천년 풍류(風流) 그대로 이구나
[경일춘추]천리 길 진주! 천년 풍류(風流) 그대로 이구나
  • 경남일보
  • 승인 2022.01.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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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지금까지 대부분 사람들은 진주성과 촉석루, 남강과 같은 진주를 대표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유형의 자연적 생태 및 인공의 문화재로서, 천년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면 매우 주관적인 견해나 평가가 될 수도 있다. 타 지역사람들은 오랜 시간 진주와 진주인에 대해 어떤 인식과 평가를 했을까.

오래전부터 알려진 진주에 대한 속요(俗謠), 민담(民譚)중 ‘진주라 천 리 길’과 ‘진주 난봉가’ 라는 창악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소위 진주(晉州)풀이를 해본다./진주라 천 리 길을 내 어이 왔던고/ 촉석루의 달빛만 나무 기둥을 얼싸안고/아∼ 타향살이 심사를 위로할 줄 모르누나/(1941년, 작사 이가실, 작곡 이운정) 진주는 멀다. 출발지가 어디인지는 따지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대전에서 멀다고 한다. 외지인에게 진주는 어딘가 아득한 남쪽이다. 그 멀고 먼 진주의 타향살이에 고달픈 심사를 달랠 길이 없다. 달밤에 촉석루에 올라 기둥에 기대선다. 발아래로 흘러가는 남강을 굽어본다. 진주 남강, 그곳에는 사람들이 고기도 잡고 빨래도 하고 미역도 감았다. 진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온갖 애환이 모두 거기 스며 있다.

진주난봉가는 시골의 순박한 아낙은 고된 시집살이를 묵묵히 받아들인다. 남편이 곧 올 터이니 빨래를 하러 가라는 시어머니의 경우 없는 명을 거스르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를 본체만체하고 지나가 버리는 남편에게 모욕감을 느낀다. 빨래터에서 돌아오니 남편은 기생첩과 질펀하게 놀고 있다. 자괴감을 느낀 아내는 죽음을 택하는 것으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복수한다. 진주 여성의 결기(決起)를 본다.

촉석루 없는 남강을 생각하고 싶지 않고, 남강 없는 촉석루는 더욱 생각할 수 없다. 진주성 촉석루는 주변의 풍광도 아름답지만, 역사의 현장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이야기를 안고 있다. 임진왜란 시 순국한 삼장사를 품었고, 왜적에게 목숨을 잃은 수많은 병사와 백성들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이제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남강을 굽어보면서 진주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촉석루 아래에서 유등축제를 하고, 촉석루에서는 각종 행사가 재연되고 있다. 시민들은 촉석루 난간에 기대 남강의 시원한 바람을 쐬고, 저녁엔 진주성 이곳저곳을 산책한다. 이제는 진주의 상징이 된 촉석루에는 그동안 어떤 역사가 있었는가? 그것을 알기위해서는 우선 먼저 촉석루의 고장 진주의 역사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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