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끝없이 흘러가는 중이야
눈썹달 같은 감은 눈 하나 더 붙여 줄게
어디든 다녀오렴!
물고기 한 마리 어쩌다 흙탕물 속에 있게 되었을까.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어떤 경계를 넘어섰다가 길을 잃은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엉뚱한 곳에서 견디고 있는 물고기가 ‘끝없이 흘러가는 중’인 우리의 눈에 띌 리 없다. 물고기의 기개는 죽지 않아서 물살 망망한 대해로 언제든 갈 것처럼 지느러미의 갈기를 세우고 있다.
그렇지. 우리도 언제든 삶의 현장으로 나가 친구도 만나고 좀 덜 보고 싶었던 이도 만나 활기를 갖고 싶지. 끝없이 흘러만 갈 뿐, 정작 견디는 중이지.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그 평범했던 일상을 기억하며 기다리는 중이지. 견디고 견디는 중이지.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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