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공정이란 무엇일까
[교단에서]공정이란 무엇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22.01.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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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장학사)
필자가 속한 온라인 독서회에서 지난달엔 회원들이 추천한 도서들 중 ‘불공정사회’로 3주간 토론을 진행했다. ‘공정’이란 것은 생각보다 쉬운 화두가 아니었다. 어학백과사전에 ‘공정’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고 올바름’으로 요약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시각으로 바라 봐야한다고 주장하지만, 공정의 가치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며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없는 의미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사람들이 공정하다고 합의한 부분이 바로 능력이라고 한다. 능력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것을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험을 치르고 성적에 따라서 자격을 얻는 것을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는 것과 상통하는 말이다. 그러나 마이클 샌델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능력대로 하면 공정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능력 있는 사람은 당연히 다 가져도 되는지, 그런 사회가 진정 공정한 사회인지 묻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은 모두 공정이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공정’을 결론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생활 속의 작은 질서에서도 다소 불합리해 보여서 변혁의 의지를 지닐 때라도 기존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를 면밀히 살펴보고 검토해가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어떠한 기존 질서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에 앞서 존중하는 태도로 보완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불공정사회’의 저자 이진우는 어떻게 하면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해답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철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독자 스스로 해답을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독서회원들이 책의 내용에서 발췌한 독서토론 발제문은 ‘신뢰는 더는 사회적 덕성이 아닌가’와 ‘공적인 영역의 연대는 언제 사적인 영역의 연고주의로 변질하는가?’였다. 발제문과 더불어 책에서 눈길을 끄는 건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신뢰의 분위기에서 번성한다’는 것과 ‘신뢰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것, 그리고 ‘오늘 한 집단이 양보하려면 내일은 다른 집단이 양보할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문장들이었다.

연고주의는 불공정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들 한다. 잘 나가다가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마의 수렁이며 사회의 병폐를 낳는 것이다. 내로남불이 성행하는 세상에서 공정의 잣대 역시 나 자신이 만든 좁은 프레임 안에 가둬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일 같다.

얼마 전,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도 오랜 세월동안 빛을 못보고 어렵게 살아온 무명가수를 국민가수로 우뚝 세워야 된다는 생각은 박창근 신드롬을 낳았다. 무엇이 많은 사람들을 팬덤으로 만들었을까, 심금을 울리는 음색으로 레전드 같은 탁월한 실력이 있는 사람이 20여년 무명으로 지내왔다는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공감하게 했을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화두로 올라온 공정이란 과연 무엇일까!
 
최숙향 시인·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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