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미공군 ATT사업, 항공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객원칼럼]미공군 ATT사업, 항공산업의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1.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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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
지난 2018년 9월 미공군의 T-38을 대체할 고등 훈련기 도입 사업인 APT(Advanced Pilot Trainer)의 기종으로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산업(KAI) 컨소시엄이 개발한 T-50A 골든이글이 탈락하고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제안한 T-7A 레드호크가 선정되면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한 단계 도약이 좌절되었다. 당시 23조원 규모로 351대의 수요가 예정된 사업이라 록히드마틴의 지분을 감안하더라도 수주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고 할 만큼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지난 2년간 민항기 수요가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시련의 시기를 겪게 되었으나 항공산업은 방위산업을 표방하는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다양한 고용유지 정책에 의해 산업의 붕괴를 막아내어 현재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

APT사업 수주 실패 이후 장기간의 항공산업 침체기를 거치던 중, 지난 해 10월 12일 미공군 전투사령부(ACC)에서 AT-38을 대체할 고등 전술 훈련기 도입 사업인 ATT(Advanced Tactical Trainer)에 대한 정보요청서를 공개했다. 사흘 뒤 록히드마틴은 참여 의사를 즉각적으로 밝혔으나 입찰제안서 마감일인 11월 23일까지 신규 개발인지 기존 기종의 개량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러한 궁금증은 12월 14일 록히드마틴이 매스컴을 통해 기존의 T-50A를 개량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ATT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소되었으며 이는 KAI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전의 APT 사업만큼은 아니더라도 ATT 사업은 최대 10조원 규모로 예정되어 그에 버금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APT는 미공군 사관학교 생도들이 임관 전에 비행조종 훈련을 중점으로 하는 기본 훈련기이며 ATT는 임관 이후 전술항공기 주특기과정에서 전술입문 과정을 중점으로 하는 전투조종 훈련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APT에 비해 ATT가 더 높은 임무장비 탑재를 요구하게 되며 T-7A로는 요구도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T-50A는 애초에 경공격기를 목적으로 개발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ATT의 요구조건을 최소한의 개량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

항공산업은 첨단이면서도 보수적이라는 두 가지 상반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현재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T-7A가 처한 상황은 첨단의 신기술을 추구하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풍동시험을 전산해석으로 대체하고 주요부품을 3D프린팅으로 대체하는 등 신기술과 혁신을 추구하여 통상의 개발기간 10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고자 하였으나 비행안정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하여 형상설계가 전면 재검토되고 있다. 올해까지 양산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2023년부터 생산에 들어가 2024년 초기작전능력(IOC)을 확보한다는 당초 일정에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

이러한 신규개발 기체에 잠재된 변수가 검증된 기체를 가진 록히드마틴과 KAI에게는 지난 APT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영토를 상징하는 호랑이의 해를 맞으며 상승하는 기운을 담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갔으면 한다.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산학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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