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일해공원 명칭 15년 논란, 이제는 끝낼까
합천 일해공원 명칭 15년 논란, 이제는 끝낼까
  • 김상홍
  • 승인 2022.01.20 19: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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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지명위원회 열고 존치여부 논의 돌입
2007년 전두환 아호 본따서 공원명칭 변경
5·18유족·시민단체 “독재 흔적” 강력 반발
명칭변경 여론조사 엇갈린 결론에 갈등고조
일해공원 표지석은 가로 3.5m 높이 1.8~2.2m 크기의 자연석으로 지난 2008년 합천군이 전 전 대통령의 친필을 받아 3.1 독립운동기념탑 앞에 세워져 있다.
일해공원 표지석은 가로 3.5m 높이 1.8~2.2m 크기의 자연석으로 지난 2008년 합천군이 전 전 대통령의 친필을 받아 3.1 독립운동기념탑 앞에 세워져 있다.

 

“합천군이 일해공원 명칭을 계속해 사용한다면 합천의 자랑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 지역출신의 대통령 아호를 공원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해공원 명칭문제와 전 전(全)대통령의 생가관리 공방이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합천군이 이를 매듭짓기위한 수순에 착수했다.

합천군이 21일 합천군지명위원회를 열어 일해공원 명칭을 바꿀 것인가, 혹은 존치할 것인가 여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간다.

지명위원회는 위원장인 문준희 군수와 공무원 4명이 당연직 위원이며 군수가 위촉한 민간위원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시민단체가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 명칭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은 “지역주민들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바꿔야 된다”는 국민정서와 “안 된다”라는 지역정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경이다.

국민의 정서냐, 아니면 지역의 정서냐 라는 문제로 주민들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만큼 어떤 식으로 결론 나더라도 당분간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해공원 명칭을 유지하자는 의견과 역사를 바로잡자는 입장이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원의 이름을 바꾸고 나서 15년이나 흘렀지만 명칭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가 합천군 민원봉사과를 방문해 일해공원 명칭 변경 ‘주민청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가 합천군 민원봉사과를 방문해 일해공원 명칭 변경 ‘주민청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이날 합천군 지명위원회의 결정내용은 다시 경남도 지명위원회와 중앙 지명위원회를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군지명위원회에서 존치 여부가 결정 날지는 미지수이다. 일각에서는 사안이 민감한 만큼 한두차례 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준희 군수는 “이번 지명위원회는 일해공원 명칭을 바꿀 것이냐, 그대로 둘 것이냐를 정리하게 될 것이고 바꾸게 된다면 어떤 이름으로 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준희 군수는 지난해 9월 군의회 임시회에서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군민이 이해할수 있도록 시기와 방법 등 고려해 임기 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임기 내 공원 명칭 사용에 대해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해공원은 지난 2004년 도비 등 총 68억원을 들여 ‘새천년생명의숲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합천읍 황강 주변 5만 3724m2 부지에 산책로, 3·1운동기념탑, 야외공연장, 체육시설 등 부속시설이 있다.

개장 3년 뒤 합천군은 지난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대외적으로 합천을 알리려는 뜻에서 아호를 본 따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당시 심의조 군수는 “합천은 12대 대통령을 배출한 자랑스러운 곳이며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면 합천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열심히 공부하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족과 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본 딴 공원이름은 독재시대를 연상하게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남지역 시민단체들도 일해라는 명칭이 전두환의 독재흔적을 연상케한다며 군에 공원 이름 변경을 요구했다. 

또 5.18 단체를 비롯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광주·전남 100여개 시민단체들은 ‘전두환 공원 반대 광주·전남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일 언론에 성명서를 통해 ‘일해공원 명칭 철회’를 주장했다. 
일해공원반대 경상남도 대책위원회와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날 광주광역시 금남로에서 전 전남도청까지 5·18 정신계승과 일해공원 철회를 위한 삼보일배 행진을 벌였다. 
공원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상영을 놓고 시민단체와 전사모(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7년 창원기자간담회에서 일해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한 것에 대해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2010년 주민의 명칭 변경 요구가 있었지만 갑론을박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합천주민과 시민단체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오월의 영령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합천주민과 시민단체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서 오월의 영령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하고 있다.

 

2013년 하창환 군수도 “합천군은 현재 일해공원의 명칭변경과 표지석 철거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지난 2007년 일해공원으로 인한 합천지역 갈등과 분열 등 아픈 기억이 생생해 앞으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잠잠하던 공원 명칭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6월 한 지역 신문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대한 찬성 56%, 반대 36%로 나타난 결과가 도화선이 됐다.

이후 6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의뢰한 군민 여론조사에서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9.6%로 앞선 조사와는 반대 결과가 나왔다.
2개의 여론조사에서 다른 결과가 나와 찬·반 주민들은 각각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다. 

최근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주민 1500여명 이름으로 주민청원서를 합천군에 제출했다. 

현재 일해공원의 지명고시 절차를 밟지 않은 미고시·비공식 지명이기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이제라도 합천의 분열과 갈등을 낳았던 공원명칭을 다룰 지명위원회를 소집을 적극 환영한다”며 “법과 절차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 간에 서로에 대한 이해와 설득을 통해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원 명칭을 그대로 두자는 단체 ‘합천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합사모)는 지난 11일 주민 4114명이 참여한 일해공원 명칭 존치 청원서를 합천군에 전달했다. 

합사모는 “2007년 합천군민 다수의 뜻을 모아 제정돼 지금까지 왔다”면서 “ 지역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존치하자는 의견이 과반수이상인 것을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합천군은 21일 합천군지명위원회를 열어 일해공원 명칭 존치 여부를 논의한다. 합천군이 얼마나 제대로 논의를 할 수 있을 지 지명위원회 결과가 주목된다.
김상홍기자 

지난해 11월 합천 일해공원 내에 마련된 ‘전두환 전 대통령 분향소’.
난해 5월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일해공원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공원 표지석을 ‘일해는 더이상 합천이 미래가 아니다’라는 현수막으로 덮어버렸다.
난해 5월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일해공원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공원 표지석을 ‘일해는 더이상 합천이 미래가 아니다’라는 현수막으로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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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오 2022-01-21 20:55:09
어려운 한 시대의 결단성 있었던 대통령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일해 공원을 더 확장시키고 생가도 김대중 홍보관 , 그 이상으로 의미를, 키웠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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