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모든 것은 아는 만큼이다
[경일춘추] 모든 것은 아는 만큼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1.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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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김취열 기념의료재단 이사장)
 
김태욱 (김취열 기념의료재단 이사장)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모든 서비스 업종의 최대 난제, 바로 친절이다. 대면직원의 친절은 말할 것도 없고 조명과 환경과 소리가 친절해야 하며 고객 동선이 친절해야 하며 업무 프로세스가 친절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고객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친절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생긴다. 도대체 왜 친절해야 하는가? 아마도 돈 지갑을 여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함이라는 대답이 절대 다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친절한가? 십여년전 모 백화점에서는 “직원들에게 친절하라고 말하지 말라. 어떻게 하는 것이 친절한 것인지를 알려주라”고 임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아마도 이곳에 근접한 정답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자라오면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그 만큼의 친절 이상을 베풀 능력이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누군가 고객이 뒤따라온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 고객이 통과할 수 있도록 굳이 그 문을 붙잡고 있지 않다. 문을 열고 나의 갈 길만 걸어간 그 직원은 불친절한가? 병원의 경우 그리 넓지 않은 복도를 병상채로 또는 휠체어채로 환자가 수월히 지나가도록 직원들이 단 몇 초라도 걸음을 멈추고 벽에 바싹 붙어있지 않다. 그것이 불친절한가? 마음 편하게 백화점에서 실컷 구경을 하고 싶지만 들어가는 매장마다 “고객님, 뭘 찾으세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과연 친절한가? 실제 이런 경우 친절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일반적이다.

친절은 순수하게 주관적이다. 아무리 객관화시켜도 주관적이다. 한 번 더 설명하는 것이 우리 회사가 주장하는 친절의 요체라고 해도 단 한 번만 설명해 주길 바라는 고객에게는 사족이다. 우리는 5분 더 설명한다고 친절을 강조해도 5분씩이나 걸린다고 불평하는 고객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친절할까? 수 만가지의 고객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한 기업체 대표가 일갈을 했다. “직원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친절의 해결책이고 회사는 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 아마도 내가 아는 만큼 친절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행해지기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모든 것은 아는 만큼이다. 미술도 아는 만큼 보이고, 친절도 아는 만큼 보인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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