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어디까지가 기본인가
[경일춘추]어디까지가 기본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2.02.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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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김취열 기념의료재단 이사장)
 



개시잔액계정을 언급하길래 깜짝 놀랐다. 오래간만에 들어본 단어라서 회계담당자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를 몰랐다. 쉽게 풀어 말하니 조금 알것 같았다. 오랜 기억 속에 파묻힌 의미를 떠올려 봤다.

우스갯 소리중에 ‘알아야 통반장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조직의 장이 되려면 어느 정도까지는 알고 나서 일을 시키고 관리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디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가. 누군가 뜬금없이 생소한 전문용어를 사용했다고 하여 그 분야 전문가인지 알 수 없다. 몰랐다고 하여 아예 그 일에 문외한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근래 회자되는 특정 단어에 관한 얘기이다.

이 현상을 지켜보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수장의 지식과 경험이 어디까지 이르러야 기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에 빠졌다. 누구나 스스로의 전문성을 함양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하여 조직의 장으로써 자격이 없는 것인지도 고민이다. 그래서 기업은 각 분야의 전문가를 고용한다. 회계담당자, 인사노무담당자, 구매담당자, IR담당자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Chief Metaverse Officer까지 생겨났다.

기업은 잘게 나누어진 각 분화된 마이크로 업무를 전문가가 처리케 하고 매크로 업무는 더 많은 경험을 쌓고 통찰력을 가진, 그리하여 결단의 순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책임감 있는 상급자가 다루게 한다. 이것을 확장하면 곧 우리 사회이다.

신세계를 위한 다양한 키워드가 제시되고 이를 따라잡기 위한 눈물 어린 뜀박질을 멈출 수 없는 격변기를 우리 사회가 겪고 있다. 그리하여 국가의 운명을 책임져야 하는 우리 사회의 소위 결정권자들이 이런 전문가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리하여 책임감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졌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직에 몸담은 모든 구성원들의 삶을 책임지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수장의 기본을 논할 때 책임감을 빼놓으면 모두가 허구이다. 당장 떠나고 싶어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어도, 오직 그 책임감 하나 때문에 끈질기게 도전하고 비록 실패와 좌절은 있어도 결코 포기하지 아니한다. 내가 무너지면 나의 조직은 와해되기 때문이다. 이런 책임감만이 유일한 기본이다. 그리고 그 기본을 바탕으로 인사가 만사가 되기 위하여 동지를 구한다. 기업이든 사회든 전혀 다르지 않다. 어디까지가 과연 기본인가.

김태욱 김취열 기념의료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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