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텃세
[천왕봉]텃세
  • 경남일보
  • 승인 2022.02.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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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동물이라면 본능적으로 텃세가 있다고 한다. 동물의 세계를 보면 먼저 들어온 놈이 나중에 들어오는 놈에게, 힘센 놈이 약한 놈에게 텃세를 부린다. 인간도 동물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텃세를 부린다. 하지만 인간은 텃세 본능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이성을 갖고 있다. 인간은 상식적인 선을 조금 넘어서는 정도에서 텃세를 부린다. 이 점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다.

▶그런데 동물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비상식적인 텃세가 지금 벌어지고 있다. 2020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개최국인 중국의 텃세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의 텃세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텃세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림픽에서 개최국의 ‘홈 어드밴티지’ 수준이 아닌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텃세다.

▶지난 7일 중국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는 텃세의 끝판이었다. 준결승에서 텃세로 한국의 결승 티켓 두 장을 뺏은 중국이 결승에서도 상식 이하의 텃세로 금메달을 가져갔다. 홈 텃세였다. 이날 한국과 헝가리는 중국 텃세의 최대 피해자였다.

▶스포츠를 통해서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고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다. 그렇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은 텃세로 점철되면서 올림픽정신은 실종됐다. 그럼에도 지난 9일 황대헌 선수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에서 중국의 텃세를 이겨내고 첫 금메달을 우리나라에 선사했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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