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경남교육청 국어전문가 채용을 환영한다
[경일포럼] 경남교육청 국어전문가 채용을 환영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2.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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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2022년 임인년 설밑에 반가운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경남교육청에서 국어전문가를 채용했고 또 한 명 더 채용한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그래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말은 한때는 한자어에, 한때는 일본어에, 지금은 영어에 밀려 사라졌고 또 사라져 가고 있다. 언어 제국주의에 점령당해 나라는 온통 외래어 투성이로 언어식민지가 된 지가 오래됐다. 어려운 한자어와 외래어로 지배층이 정보를 독점하는 신권위주의와 정보의 비민주화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2005년에 제정한 국어기본법에는 모든 공공기관에 국어책임관을 두도록 돼 있다. 국어책임관은 공공기관의 정책 홍보를 위해 알기 쉬운 용어를 개발·보급하고, 정확한 문장을 사용하도록 하는 일을 한다. 또 국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는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하며, 해당 기관의 국어 능력 향상을 꾀하는 등의 일을 한다. 처음에는 임의 조항이었으나 2017년 3월에는 국어기본법을 다시 고쳐 모든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국어책임관을 두도록 의무화했다. 즉 임의 조항을 의무 조항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5월 21일에 국회는 국어책임관을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하는 기관으로 현행 국가기관과 지자체뿐만 아니라 공기업과 특수법인 등도 포함시키는 국어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고친 법이 시행되는 2021년 12월부터 국어책임관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지난해 국회에도 국어책임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모두 반가운 소식이고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어책임관을 어디에 얼마나 둘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국어책임관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또 일을 할 줄을 모른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 일이 결코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에서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국어책임관을 두고 있었지만 국어책임관이 누구인지, 국어책임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설령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다 해도 도 그 일을 해 낼 능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능력이 있다고 해도 국어책임관이 다른 업무와 겸무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다른 자리로 옮겨버리면 국어책임관 일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 경남교육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지난 3일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7급에 해당하는 임기제 국어전문가 공무원 1명을 뽑아 이달 1일부터 근무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6급 상당 임기제 공무원 1명을 더 뽑아 빠르면 4월부터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사 제 정신을 차린 것 같다. 국어전문가로 누가 채용됐는지는 알 필요도 없지만 그 자체로도 환영할 일이다. 기왕이면 국어전문가는 말 그대로 전문가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말글을 아끼는 국어의식이 투철해야 하고 말글을 잘 부려 쓸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채용된 국어전문가는 경남교육청의 모든 공고·고시·안내문과 보도자료 등 공문서를 어법에 맞게 수정하고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고 권위적·인권 침해적 표현을 고치는 일을 할 것이라고 하니 얼마나 잘하는지 모두 지켜보아야 한다. 할 일이 어렵고도 많다.

이번 기회에 경남교육청뿐만 아니라 국어기본법에 따라 모든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도 공공언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국어 전문직 직원을 채용하길 바란다. 지자체장이나 기관장의 의지만 있다면 결코 못할 일이 아니다. 지자체 장의 이름으로 내걸리는 모든 알림판과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그 지자체의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며 구성원의 얼굴이다. 따라서 공공언어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올바르지 못한 글로 모두를 부끄럽게 만들고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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