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실태·과제(상)일부 시간대 적체는 일상
[기획]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 실태·과제(상)일부 시간대 적체는 일상
  • 백지영
  • 승인 2022.02.16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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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택시 대기만 1시간…막막한 장애인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도내 18개 시·군이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교통약자 콜택시)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시간대는 탑승까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적체 현상으로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본보는 이 같은 대기 적체 문제를 비롯해 지역별 보급 격차, 유사 교통수단과 통합 없는 제각각 운영 등 현안을 짚어보고 과제가 무엇인지 3편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진주에 거주하는 위암 4기 중증 지체장애인 김순점(67)씨는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 진료를 예약한 창원 한 대형병원에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도착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경남 특별교통수단 콜센터에 창원으로 이동할 교통약자 콜택시를 배차해달라는 전화를 걸었지만, 병원 예약 시각에 맞춘 이용은 택시기사 점심시간과 겹치는 탓에 쉽지 않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후 3시는 돼야 택시가 배차될 수도 있다는 안내에 진료 시각을 놓칠까 걱정이 앞섰다.

결국 김씨는 당장이라도 출발 가능한 택시를 불러 달라고 사정해 간신히 탑승한 택시로 창원까지 이동한 뒤, 점심시간이라 진료를 보지 않는 병원 좌석에 1시간 이상 앉아 기다려야만 했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시장·군수는 이동에 심한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지역별로 일정 대수 이상의 특별교통수단을 운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도내 18개 시·군은 지역 내 보행상 장애인 중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150명당 1대 이상으로 설정된 비례 대수 이상의 특별교통수단을 법적으로 운행해야 한다.

교통약자 콜택시는 각 지자체가 지역 내 법인 택시 회사나 장애인 단체 등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호출은 도내 전 권역을 통합해 경남 특별교통수단 통합 콜센터 1곳에서 받는다.

탑승을 원하는 승객이 통합 콜센터에 요청을 하면, 콜센터 측이 시·군별 교통약자 콜택시 GPS 위치 등을 파악해 배차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은 원하는 시간대 택시 탑승이 쉽지 않다며 불편을 호소한다. 장애인들이 병원 방문을 위해 주로 이동하는 시간대나 출퇴근 시간대에 수요가 몰리는데, 이러한 때에는 1시간 안팎으로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콜센터가 전날 밤부터 지역별·시간대별 택시 운행 대수의 최대 20%까지 선착순 예약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예약이 가득 찰 경우나 병원 진료 등 용무가 언제 끝날지 모를 때에는 당일 요청 후 마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도내 60대 뇌병변 장애인 A씨는 얼마 전부터 정오 근처에 치료차 병원 간 이동을 해야 하는 날이면 직장인 가족이 점심시간을 포기한 채 운전해주는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A씨는 “운이 좋아 택시가 근처에 있으면 금방 오지만, 어떤 날은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해 불편한 몸으로 마냥 기다리기 힘들었다”며 “기사들 점심시간이라 대기자가 많다는데, 식당 직원들은 손님 많을 때를 피해 밥을 먹듯 장애인 특성을 고려해 탄력 운영해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지자체 담당자는 “기사들이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1시간 단위로 시간을 나눠 점심을 먹는다”며 “승객 불편을 위탁 업체에 전달하고는 있지만, 기사들도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근무 환경을 제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정운 경남 특별교통수단 통합 콜센터장은 “빠른 배차를 위해 노력하지만 지역별로 상황에 따라 대기를 많이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수요 반영 차량 증차나 지역마다 이용 시간별 현장 맞춤 차량 운영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휠체어 이용자가 교통약자 콜택시에 승차하는 모습. /경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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