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음악과 수학과의 관계
[과학칼럼]음악과 수학과의 관계
  • 경남일보
  • 승인 2022.02.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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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소리는 매질의 진동방향과 나란한 종파의 대표적인 파동이다. 파동이 1회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주기(T)라고 하고, 1초 동안의 진동 횟수를 진동수(f)라 한다. 파동이 진동하는 최대 폭의 절반을 진폭이라 하며, 파동의 에너지는 진동수와 진폭이 클수록 더 크다.

사람이 소리를 인식할 때는 ‘높이’, ‘크기’, ‘맵시’등 3가지 요소에 의해 소리를 구분하게 된다. 파동의 진동수가 높을수록 높은 소리가 되며, 진동수가 낮으면 낮은 소리가 된다. 즉 주파수가 높을수록 음이 높아지고, 주파수가 낮을수록 음이 낮아지게 된다. 진폭은 소리의 크기를 결정하며, 소리를 발생시킨 진원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 파형이 소리의 맵시를 결정한다.

흔히들 음악은 수학과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음악은 수학 그 자체이다. 바이올린을 켜거나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순간 발생하는 소리의 주파수에 따라서 음의 높낮이가 결정된다. 주파수의 단위는 헤르츠(㎐)로 1초에 얼마나 진동하는지의 단위이며, 주파수라고도 한다. 인간의 가청 주파수는 약 20㎐부터 2만㎐라고 한다. 청세포는 각각의 고유한 진동수에서만 자극에 반응한다. 음파가 청세포를 자극하면 뇌는 어떤 청세포가 자극되었느냐를 인지하여 음을 판단하게 된다. 청세포가 인지할 수 있는 진동수의 정수배인 진동수를 가진 진동이 들어오면 청세포는 공명하며 자극을 받는다. 440㎐에서 자극을 받는 청세포는 880㎐의 음파가 들어왔을 때도 약간의 자극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음정은 동시에 울리거나 연이어 울리는 두 음의 높이의 간격인데, 일반적으로 ‘도’를 단위로 해서 음계에서 똑같은 단계에 있는 두 음의 음정을 1도, 한 단계 떨어져 있는 두 음의 음정을 2도라 한다. 간격이 한 단계씩 넓어짐에 따라 3도, 4도라 하는데, 8도를 1옥타브라고 한다. 현대음악의 골간은 ‘도레미파솔라시도’의 한 ‘옥타브’로 대표되는 메이저 혹은 마이너 ‘7음계’의 음들이다. ‘12음계’에서의 1옥타브라고 하는 것은 ‘도-도#-레-레#-미-파-파#-솔-솔#-라-라#-시-도’까지의 12개 음을 말한다. 1옥타브가 차이 나는 음은 진동수가 2배가 된다. 현재 국제적으로 음을 조율할 때 기본이 되는 음은 피아노의 가운데에 있는 ‘라(A)’이며, 오케스트라가 시작되기 전에 전체 단원이 오보에의 (A)음에 맞추어 조율을 하는 것은 겹리드를 사용하는 오보에가 가장 정확한(A)음인 440㎐를 내기 때문이다.

서양음악 7음 음계를 피아노로 연주해 보면 도(C) 음과 바로 옆의 레(D) 음은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지만, 중간 도(C) 음과 한 옥타브 위의 도(C) 음은 많이 떨어져 있지만 우리의 귀에 비슷하게 들리는데 이를 ‘옥타브 동치성’이라고 한다. 여러 음들이 합쳐져 조화를 이루게 되면 화음이 된다. 서양 음악이 출발점이 된 음정이론은 우리가 위대한 수학자로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의해서 연구되었다. 피타고라스 음률은 음정의 주파수가 3:2 비율에 기반해 있는 음률로 ‘순정율’이라고 하며, 가장 오래된 반음계의 조율법이다.

라(A4)음의 주파수는 440㎐인데, 그 다음 라(A5)음의 주파수는 880㎐ 이며, 라(A3)라 음의 440㎐의 1/2인 220㎐이다. 이렇게 한 옥타브를 구성하는 음은 주파수가 2배 혹은 2분의 1인 특징이 있다. (라)음 외에 도레미파 등 다른 음들 역시 옥타브 관계에 있을 경우 모두 배수관계이다. 대부분의 현대 음악은 7음계 혹은 12음계의 음을 이용해 작곡된다. 음높이와 주파수의 상관관계는 등비수열과 관련이 있다. 수학자 ‘메르센’은 각 반음에 대응하는 진동수의 비를 12√2≒1.0595 로 정했다. 그러므로 ‘평균율’에서 음정은 반음씩 증가하는 등차수열을 이루고, 이에 대응하는 진동수는 일정한 비율 12√2로 증가해서 1옥타브 올라가면 2배가 되는 등비수열을 이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음계는 1옥타브를 12등분한 평균율에서 나온 등비수열을 이루고 있다.

오페라를 싫어하던 뉴턴조차도 따로 음악을 연구했으며, 색상의 스펙트럼을 정의하기 위해서 음계를 사용했다. 피타고라스의 ‘순정률’부터 메르센의 ‘평균율’까지 음악은 놀랄 만큼 엄밀한 수학적 규칙성에 따른다. 흔히 예술인들을 생각해보면 자유분방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유분방이 과학적 질서정연함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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