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 이중 언어는 경쟁력] (3)미얀마 국적의 빠이
[동고동락, 이중 언어는 경쟁력] (3)미얀마 국적의 빠이
  • 임명진
  • 승인 2022.02.2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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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한국 오가며 무역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아버지를 따라서 미얀마와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미얀마어도 열심히 배워보고 싶어요”

올해 12살인 빠이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얀마 국적이다.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은 빠이는 김해에서 중고차 수출사업을 하는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님은 빠이에게 ‘김 하람’이라는 한국식 이름까지 지어주며 애정을 쏟고 있다. 빠이의 부모님은 어머니가 한국에서 대학원까지 마칠 정도로 한국어가 능숙하다.

빠이는 또래 한국 아이들과 같은 교육과정을 거쳐 김해 합성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어 실력은 사투리까지 자연스럽게 구사할 정도로 흠잡을 데가 없다.

오히려 빠이는 미얀마어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집에서는 부모님과 미얀마어를 종종 사용하기는 하지만 썩 잘하는 편은 아니다. 읽고 쓰는 것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부모님이 가르쳐 주셔서 듣고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구사하지만 사실은 미얀마어를 지금껏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어요. 읽고 쓰는 것은 어려워요. 미얀마를 더 잘 알고 싶어요”

빠이는 최근 미얀마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빠이의 가족은 김해에 거주하는 다른 미얀마 사람들과 함께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알리는 거리 집회 등에 참석했다.

빠이도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해 달라는 피켓을 들었다. 그때의 경험은 어린 빠이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지난 해 ‘전국 이중 언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당시의 경험을 소개하고 한국 사람들이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도와달라는 내용을 미얀마어와 한국어로 발표해 전국 2등에 해당하는 은상을 받았다.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대회에 나갔어요. 모국인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빠이를 지켜본 이종훈 교사는 “한국에서 태어난 빠이는 또래 한국 아이들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말을 구사하고 능숙하게 읽고 쓰는 것까지 다 잘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뭐든지 열심히 하려고 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학생”이라고 칭찬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빠이는 생각이나 행동이 진지해 보였다. 한국에서 안 좋았던 경험보다 좋았던 기억이 훨씬 더 많다. 장래 자신의 강점인 이중언어를 살려 “아버지와 함께 한국과 미얀마를 오가며 무역업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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