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핫플레이스] 창원 오동동 골목길
[우리동네 핫플레이스] 창원 오동동 골목길
  • 이은수
  • 승인 2022.02.2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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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해설과 고증으로 되살아나는 3·15의거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찾아 가는길(약도).
겨울인 듯 봄인 듯 햇살 좋은 날 찾은 오동동 골목길은 경남의 여느 핫 플레이스들과 다르게 한적했다. 소녀상을 지나 들어간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이하 기념관). 바깥 풍경과 달리 학생들의 참여 열기로 뜨거웠다. 창원시가 방학을 맞아 기념관에서 시행하는 청소년 대상 관람해설 프로그램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해설사의 실감나는 해설과 충실한 교육자료로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기념관은 우리 지역의 민주화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장소인 ‘옛 민주당사 부지’가 유흥주점과 음식점으로 운영돼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민의 염원을 담아 3년간 준비끝에 전시물 제작과 설치를 통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유혈민주화 운동으로 알려져 있는 3·15의거가 시작된 곳으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마산시당부가 자리하던 곳이다. 3·15부정선거가 자행되자 마산시민들이 야당 당사 앞에 모여들어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결국 3·15의거로 이어졌다. 3·15의거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그것의 시초가 바로 이 기념관이 위치한 데서 시작된 것.

기념관 내부는 지하 영상실 3.15의거 다큐멘터리(타오르는 민주주의, 마산 3.15의거) 상시 상영, 1층 ‘깊은 울림’, 2층 ‘강건한 울림’, 3층 ‘힘 있는 울림’을 타이틀로 한 전시실과 3층, 4층 교육실 및 회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혈민주화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3·15의거의 정신을 시민들에게 전파하고 자라나는 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건립된 기념관으로 작년 10월 26일 개관해 현재까지 약 2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날도 초등학교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하며 역사의식을 고취했다.



 
오동동에 위치한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현재 방학기간을 맞아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방학생활’이라는 제목으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예약 신청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관람해설과 함께 기념관에서 자체 제작한 교육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해설사의 실감나는 해설과 기념관에서 자체 제작한 교육자료를 바탕으로 1층부터 3층까지 전시실에 마련된 당시 사진들과 전시물을 관람했고, 관람 중간에 마련된 ‘OX퀴즈’와 ‘낱말퀴즈’를 통해 더욱 흥미롭게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지하 1층 영상실에서 ‘3·15의거 다큐멘터리 영상’을 관람했다.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석한 한 학생은 “혼자서는 알기 어려운 역사적 사실을 해설을 들으며 관람하니 이해가 쏙쏙 잘 됐으며, 한국 현대사의 한 단락을 완벽히 이해한 것 같다. 앞으로 민주화 운동사도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다”고 했다.

방학이 끝난 후에는 일반인들과 청소년들 전부를 대상으로 상시 관람해설을 진행하고 학기중에도 청소년들이 주말을 이용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변에는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3.15의거 기념탑, 무학초등학교 총격 담장, 김주열 열사 동상까지 2.4㎞구간 ‘민주화 거리’ 걷기도 추진하고 있다.

박명은 민주성지 담당 계장은 “민주화 역사에서 의미 있는 공간을 3·15의거 정신이 널리 전파되고 후대에 계승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으로 조성했는데, 호응이 좋다”며 “많은 시민들이 기념관을 방문해 3.15의거의 역사적 사실을 되돌아보고 민주주의의 참 의미를 알아가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정진현 학예연구사.

[인터뷰] 기록물 관리 및 해설 담당, 정진현 학예연구사

“기념관이 오동동의 랜드마크로 기억됐으면”

정진현 학예연구사는 3·15의거가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으며, 그것의 시초가 바로 이 기념관이 자리한 곳에서 시작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기록물을 관리하고 해설에 임하고 있다.

이와함께 팩트는 변함없어야 하지만 학생 및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해설의 중요성은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들려줬다.

정진현 학예사는 “우리 역사에 3·15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고 중요하다. 우선 대한민국 최초의 유혈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 그리고 이후 전개되는 민주화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하게 되면서 민주화운동의 효시라는 역사적 위치도 함께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은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민의 힘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3·15의거로 촉발된 4·19혁명의 결과는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였잖아요. 대통령도 잘못하면 시민들에 의해서 쫓겨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경험이 이후에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항쟁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3·15의거는 지역이 자랑스러운 역사다. 많은 시민들이 저희 기념관을 찾아 주셔서 3·15의거를 기억하는 어른들은 역사를 되새기고 청소년들은 자세히 알아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마시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는 산 교육장으로 편안하게 생각해주시고 자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중고등학생용 교육자료가 구비돼 있어 방문하는 청소년들은 누구나 받으실수 있고, 현재 초등학생용 교육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민주화운동을 배우지 않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일반인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개발해서 지역의 각 세대가 기념관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에 창원시가 경남교육청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더욱 교육 장소의 기능이 확대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끝으로 “새 학기를 맞아 연령별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민들에게 제공해 드릴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저희 기념관이 시민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서 누구든 편하게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오동동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흔히 오동동하면 통술거리, 아구찜의 먹자골목으로 유명하지만 이보다는 3·15 기념관을 통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더욱 각인됐으면 하는 그의 바람이 속히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관람해설.
#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은

기념관은 지하 1층에서 3층으로 구성돼 있고, 지하 1층 영상관에서는 3.15의거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시 상영하고 1층 전시실(깊은 울림)에서 3.15의거 관련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시 상영하고, 1층 전시실(깊은 울림)에서 3.15의거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2층 전시실(강건한 울림)에서는 3.15부정선거의 방법, 3.15의거 전개과정, 이후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관람할 수 있으며, 3층 힘 있는 울림 전시실에서는 3.15의거가 일어난 곳을 되짚어 볼 수 있는 민주화 유적지도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기념관 운영은 매주 화요일~일요일(정기휴일 매주 월요일, 설 추석 당일),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시민 누구나 방문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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