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기축통화 논란
[천왕봉] 기축통화 논란
  • 경남일보
  • 승인 2022.02.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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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모 (논설위원)
정치판에 느닷없이 ‘기축통화’가 등장해 연일 말꼬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원화가 곧 기축통화가 될 예정이므로 더 많은 국채발행도 무방하다”는 취지로 말한 데 따른 논란이다. 나라빚이 너무 많다는 주장에 여력이 더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여기에 다른 후보 진영에서 토를 달고 나서는 것이다.

▶기축통화(基軸通貨;key currency)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를 말한다. 국제법상 정해진 바는 없고 다만 상당히 넓은 범위의 나라들에서 통하는 지폐나 환(換) 같은 것들이다. 세계적으로 미국의 달러가 가장 강력한 기축통화지만 유럽연합의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정도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나라 돈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우리의 원화가 곧 기축통화 지위에 오를 것 같다는 말이 여당 후보의 입에서 나왔다. 사실이라면 국민들이 기뻐서 흥분할 만하다. 하지만 아니란다. 전문가들은 먼 훗날은 몰라도 지금은 비현실적 예상이라는 것. 심한 경우 “이 대표가 대선전 최고의 똥볼을 찼다”고도 했다. 학계에선 어불성설이라고 반응했다.

▶글의 뜻을 확실히 모른 채 글자만 보고 대충 해석을 붙인다는 뜻의 망문생의(望文生義)란 말이 있다. 본디 고전 해석에서 정밀한 고증 없이 추측하여 판단하는 걸 경계할 때 쓰는 말이다. 처음 말을 꺼낸 이 후보가 기축통화를 망문생의한 걸까. 턱없는 소리라고 꼬집는 비판이 망문생의하는 걸까. 문외한인 천왕봉자로서는 아리송하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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