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대선 즈음, 남부지방에선 나무를 심자
[경일포럼]대선 즈음, 남부지방에선 나무를 심자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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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시인)




4월 5일이 식목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지구온난화로 남부지방의 기온이 아열대기후로 접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과학적 상식을 넘어 이젠 보편적인 생각으로 익숙해지고 있다. 며칠 전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식목 행사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산림기관장과 도의 기관장이 모여 나무심기행사를 하는 시기는 2월 말이었다. 제주도는 이미 아열대기후로 이때 나무를 심는 것이 적절한 시기다. 그렇다면 경남지방은 언제 나무를 심는 것이 좋을까. 필자는 3월 중순 가까이가 적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심은 더 빠를 수도 있다. 이미 4월 5일이라는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다는 상징적인 날로 변한 지 오래되었기에 많은 전문가가 식목일을 재지정해야 한다는 논지도 많이 펼친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올해 나무 심기는 대통령 선거일이나 그날을 전후로 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 생각이다. 그때가 나무를 심었을 때 가장 잘 자라는 적기고, 이번 대통령은 정말 나라를 잘 이끌어갈 대들보 같은 훌륭한 나무 같은 사람이 뽑혀 우리의 조국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으로의 대열에 설 수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필자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나무 심기에 대해 피력했었다. 나무를 심고 온 그 자리에서 나무가 잘 자라야 정착할 수 있다고 말이다. 매번 화려했던 임기가 끝나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진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서 결론적이지만, 우리는 될성부른 국가상징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그렇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에 건강하고 잘 자랄 수 있는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를 전가해 미래 대한민국을 짊어질 대통령을 선택한다는 의미를 견주어 볼 때 그때 나무 심기를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아침 출근길 밖에 내어둔 화분에서는 겨우내 얼었던 땅을 비집고 힘찬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만큼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적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식목일인 4월 5일에 나무를 심으면 대부분이 건조하고 마르기 십상이라 잘 자랄 수 없을 것이다. 그땐 산불이 활개를 칠 시기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기에 굳이 상징적인 식목일인 4월 5일은 놔두고라도 실질적인 나무 심기를 해야 할 것이다. 나무가 가장 잘 자랄 시기에 말이다. 그것이 마침 대통령 선거일을 전후해서니 나무 심기라는 의미를 생각할 때 남부지역 특히 우리가 사는 지역은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남부지방에서는 식목일이 되기 전에 나무 심기는 마무리 된 상황이다. 그렇다고 4월 5일 식목일을 다른 날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너무 오랫동안 식목일은 나무 심는 날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고, 또 역사적으로도 그날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더욱더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남부지방의 경우 4월 5일 식목일은 형식적인 나무 심는 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그런 날이 되었다. 과거 치산녹화 1, 2차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우리나라로서는 세계적으로 30, 40년 만에 110만 헥타르에 달하던 황폐했던 산림을 완전히 녹화시켜 초록빛으로 물들게 한 역사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이었다. 이런 숲이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발휘하면서 국민에게 베푸는 혜택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것은 국민이 모두 인식하고 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숲을 바라보면 숲이 너무 빽빽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숲이 너무 빽빽해 과밀한 임분(林分密度) 상태를 이루고 있어 숨 막힌 느낌이 들고 있다. 숲은 적절한 밀도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숲의 밀도를 유지해주는 숲가꾸기가 필요하다. 숲을 잘 가꾸어주면 나무도 더 굵고 크게 자라며, 숲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더욱더 잘 발휘하게 된다. 숲가꾸기를 통해서 잘린 나무는 경제적인 이득으로 산주(山主)에게 돌아갈 것이며, 산림의 6차 산업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이렇게 좋은 숲가꾸기와 될성부른 나무를 심는 나무 심기를 적기에 하고 그 시기가 대통령 선거일과 비슷한 시기니 그날의 상징성을 높여주는 나무 심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박재현(경상국립대학교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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