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온·오프 동시 수업을 준비하며
[교단에서]온·오프 동시 수업을 준비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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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선 (시인·교사)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위드 코로나 시대’로 명명하며 학교의 수업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원격 수업을 넘어서서 올해는 자가격리자와 등교 학생을 동시에 교육하는 온·오프 동시 수업을 계획하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방식의 변화는 교육의 일선에 서 있는 교사를 긴장하게 한다. 익숙하지 않더라도 교사란 교육을 주도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3월은 학기를 매듭짓는 일과 새 학기를 준비하는 일이 겹쳐서 학교마다 교사마다 나름 정신없이 바쁘다고 한다. 다원화되는 사회에 발맞추어 교육 현장에선 요구사항에 답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과 제출 해야 할 업무나 자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충전시키던 2월의 봄방학은 이제 추억에 남은 듯하다.

코로나로 인해 책상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손 소독제를 준비하고 체온계를 준비하는 것으로부터 원격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온라인 학급개설과 새로운 프로그램의 사용법 익히기, 자가격리자 조사하기, 급식 및 손 씻기, 마스크 사용 지도, 교실 환기 등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선생님을 늘 깨어 있게 만드는 부분들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긴장하게 하는 것은 매일 아침 확진자가 있을까 염려하며 학생건강상태자가진단앱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3월이 되고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메신저를 통한 수많은 요구사항이 교실로 전달된다. 미처 확인하지 못하면 늦어져서 재촉을 받게 되거나 학교의 운영에 지장을 주므로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한다. 교실에 있는 학생들의 지도와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틈틈이 이 일을 병행해야 하지만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겐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더욱 필요하다. 개인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선생님 주변에 모여드는 아이들의 마음을 알지만, 또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처지리 무수한 선택과 판단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수업이 끝나면 정상 하교를 할 학생과 돌봄으로 보낼 학생과 다양한 방과후 강좌로 보낼 학생을 구분 지어 하교를 돕고 동학년 회의를 하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한다. 이렇게 많은 일과 중에 선생님에게 찾아오는 평화는 단연 수업 시간이다. 수업 시간엔 다 잊고 함께 배움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 동시 수업에선 교실에 있는 학생과 가정에 있는 학생 모두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과제가 새롭게 주어질 것이고 선생님은 또 해낼 것이다.

 

허미선 시인·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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