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3·8 세계여성의 날과 러시아
[여성칼럼]3·8 세계여성의 날과 러시아
  • 경남일보
  • 승인 2022.03.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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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제20대 대통령 선거 에너지로 전국이 끓어 넘쳐야 하는 대선정국에 코로나19라는 장기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산불재난, 기후 위기, 오미크론 변이로 날마다 신규 확진자를 갱신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참으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재난은 인류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한다. 위기 상황에서 인류의 인권의식은 위기의 극복과 지속가능한 내일을 보장한다.

매년 3월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Bread for all, and roses, too’ 라는 구호를 외치며 뉴욕 거리로 뛰쳐나왔다. bread(빵)는 생존권을, rose(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한다. 이를 시작으로 여성의 근로여건 개선과 정치적 권리 수호를 향한 시위는 매년 계속되었다. 1977년이 되어서야 유엔은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고, 그 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은 오늘날까지 지구촌 곳곳에서 기념하는 세계 기념일이 되었다. 올해로 114주년을 맞는다.

한국에서도 1985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 여성대회’를 시작했다.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3월 8일을 법정기념일인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여성의 권리와 지위, 성 평등 문제를 되짚게 하는 의미다.

2022년 세계 여성의 날의 주제는 “Gender equality today for a sustainable tomorrow.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오늘의 성 평등”이다. 불평등을 줄이는 것은 경제 성장과 복지 증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삶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의 상황을 보자. 1917년 여성의 날에 굶주림과 추위에 지친 여성 노동자와 농민들이 ‘빵과 평화’를 내세우며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이는 러시아 황제 체제 붕괴의 시발점이 되었고, 여성 참정권이 주어지면서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국경일로 지정한다. 따라서 러시아에서는 큰 기념행사일이다.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꽃을 받는 문화이다.

이런 러시아가 전쟁이 여성의 인권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보기 바란다. 전쟁으로 누구나 생명권을 위협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여성에게 전쟁은 돌봄 노동의 집중, 생명위협 속에서 살아 내야 하는 생존권의 위협, 그리고 성 착취의 고통이 따른다. 전쟁으로 많은 여성들이 강간을 당하고 군인들의 노리개가 되었다. 마치 전리품인냥 취급받기도 한다. 나이를 막론하고 생존한 여성들은 성착취 피해자가 된다. 여성의 성을 착취하거나 착취 후 잔인하게 살해해 버린다. 이를 지켜보는 여성 또한 아무런 이유 없이 사살 당했다. 이런 치욕과 고통으로 정신을 놓아버리거나 자살을 하기도 하고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기도 한다. 수많은 전쟁 역사 속에 이런 여성의 성 착취 흔적들이 아픔으로 남아 있다. 전쟁 중에 힘없는 여성들이 살고자 몸부림쳤던 냉혹한 현실이 전쟁의 역사에 있다. 그리고 전쟁 후 침묵을 강요당했다.

2022년 2월 24일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 측이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주권과 영토 그리고 인권을 침해하고 평화를 파괴한 매우 큰 잘못이다.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고통 극복에 인류가 합심해도 부족할 상황이다. 세계여성의 날 국경일 지정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을 멈추는 것이다. 여성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회복되기를 열망한다.

정윤정(사단법인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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