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방소멸위기와 대학의 역할
[경일춘추]지방소멸위기와 대학의 역할
  • 경남일보
  • 승인 2022.03.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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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 (경남도립거창대학 총장)
박유동 경남도립거창대학총장


30년 이상 서울에서 생활하다 지방으로 내려온 지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초 지방으로 내려올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뿌리를 내리고 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잠시 지방행정을 경험하고 다시 복귀할 요량으로 왕복표를 끊어서 내려왔는데 돌아가는 표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바람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해도 수도권에 살 자신도 없고 살고 싶지도 않다. 가끔씩 업무로 아니면 개인적인 일로 찾아가는 서울은 너무 낯설고 복잡하다. 최대한 빨리 볼일을 끝내고 심야버스라도 타고 벗어나야 마음이 놓인다.

지난 10년간 수도권은 더 비대해지고 더 복잡해졌다. 국토의 12%에 불과한 지역에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살고 있으며 대기업의 본사 80%, 금융기관 67%가 수도권에 있다. 반면에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의하면 전국 시·군·구의 46%가 향후 30년 이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소멸위험지역이다. 사람으로 치면 팔, 다리는 점점 가늘어 지는데 머리는 자꾸 커지는 셈이다. 한마디로 기형적인 불균형이다. 경상남도의 경우 의령군, 남해군, 산청군, 합천군은 소멸 고위험 지역이며 내가 살고 있는 거창군은 고위험지역 전 단계에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도 인구감소지역 89곳을 지정·고시하고 향후 10년간 약 9조 7500억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하여 지원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경남은 11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되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 다양한 인구활력증진 사업을 뒷받침 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 유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기관은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경남도립거창대학은 재학생의 70%이상이 경남지역 출신이고 그중에 34%정도는 거창군 출신이다. 이들은 졸업 후 대부분 경남지역의 기업에 취업한다. 즉 지역발전과 대학은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거창은 비록 인구 6만 3000명의 군에 불과하지만 경남도립거창대학과 한국승강기대학교가 있어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이며 도시지역에서 볼 수 있는 웬만한 편의시설은 거의 갖추고 있다. 인구활력증진 사업은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지만 지역대학과의 연계가 그 핵심이며 대학이 살아야 지역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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