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소형원전(SMR) 개발 투자를 기대한다
[과학칼럼]소형원전(SMR) 개발 투자를 기대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3.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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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원전강국 부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탈(脫)원전’ 정책이 폐기될 전망이다. 현 장권이 들어선 이후 추진된 탈 원전 정책은 추진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어렵게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은 우리나라의 원자력 생태계를 거의 초토화 시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윤 당선인은 공사가 중단된 원전 신한울 3·4호기의 공사도 즉각 재개하기로 했으며, 당장 내년에 멈춰서야하는 신고리 2호기를 비롯한 2030년 이전에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0기도 계속 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난 5년간 잘못된 탈원전 정책으로 망가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하여 범정부 수출지원단을 구성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해외에 수출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또는 Small Medium Reactor) 등 차세대 원전 투자도 정부가 주도하기로 했다. 그동안 원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던 환경부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소형모듈원전(SMR)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등 최근 들어 소형원전에 대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원전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이 원전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SMR은 기존 대용량 발전 원자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기존 대형원전의 3분의1에서 6분의1 정도의 출력을 가진 300㎿e 이하의 전기 출력을 가진 소형 원자로를 의미한다. 기존 대형원전은 출력조절이 어렵고, 사고가 나면 전력망에 큰 타격을 준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이 강화되고 입지선정과 출력조절에서 유연성도 갖춰 탄소 감축의 대안으로 주목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낮에만 전력이 생산되고, 저녁에는 전력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 또 풍력발전은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전력이 많이 생산되고, 안 부는 날은 전력 생산량이 줄어든다. 재생에너지가 늘어남에 따라 전력 생산량 변동에 기존 발전소들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원전은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 소형모듈 원전은 이런 대형원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발전장치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경수로 방식 대형원전의 경우 핵연료와 증기발생기, 펌프가 별도로 나뉘어져 있고 배관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데, 배관은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해가 발생할 때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소형모듈원전은 이런 대형원전의 단점을 보완하겠다고 원자력업계가 만든 발전장치다.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모듈’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유는 대형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된 원자로 모듈(module) 형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또 SMR은 별도의 비상 전원이 아닌 중력 등 자연의 힘으로 안전 시스템을 적용하여 사고 조건에서도 최대 20일 동안 안전성 유지하는 피동 안전 개념을 채택하여 안전성이 대폭 향상되었고, 다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형모듈원전은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단점이 너무 많다. 이런 단점을 보완할만한 기술적 혁신이 나온다면 기존의 대형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한국형 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를 개발해 2012년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는 것은 건설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설계도를 만들어냈다는 의미이지만 실제 건설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탄소 중립 시대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SM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한국수력원자력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해 기본설계를 위한 연구 용역을 시작으로 올해 11월까지 혁신형 SMR의 뼈대를 만드는 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한수원이 혁신형 SMR 개발사업을 본격화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이 앞 다투어 SMR 개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오는 2050년 전 세계 SMR이 최대 1000기가량 설치되면서 시장 규모가 4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정부에서도 우리나라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차세대 원전 시장인 SMR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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