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식탁 위의 보석 ‘파프리카’
[농업이야기] 식탁 위의 보석 ‘파프리카’
  • 경남일보
  • 승인 2022.03.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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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는 과일일까 채소일까?

정답은 채소이다. 여러해살이 식물의 열매로 정의되는 과일이 아니라 한해살이 식물의 열매를 먹는 열매채소(과채류)이다. 빨주노초의 화려한 색깔로 베어 물면 아삭아삭 씹히는 달큼한 맛의 파프리카는 고추종에 속하며, 매운맛이 특징인 고추와 구분하기 위해 ‘단고추’ 또는 컬러풀한 단맛 파프리카라고 해서 한국 원예학회에서 ‘착색 단고추’라고 학술적으로 명명하였다.

이러한 파프리카의 국내 재배역사는 짧다. 고추가 임진왜란(1592~1598년)이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어림짐작 몇백 년의 역사를 흘러온데 비해 파프리카는 3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재배되면서 이제는 우리 식탁에 친숙한 채소로 자리 잡았다.

국내 파프리카 재배는 1994년 항공기 기내식용 재배를 시초로 1995년 수출용 재배가 본격화되면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후 생산기술 향상, 고소득 품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재배면적은 연평균 6.2%씩 증가하여 현재 약 733ha에 이르고 있다. 생산량도 연평균 8.4% 증가세를 보이며 현재 8만1841t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토마토, 오이 등 주요시설채소의 면적과 생산량이 연평균 1%대의 감소세를 보이는데 비해 파프리카의 양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농촌경제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 1인당 불과 0.1kg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파프리카가 소비되었지만, 2021년에는 1.1kg을 기록하며 2005년에 비해 11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2%가 향후 현재 수준만큼의 파프리카를 구매할 것이며, 구매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26%, 축소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12.3%로 소비자 대다수는 구매를 늘리거나 적어도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프리카의 국내 시장 성장은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건강 식재료’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더욱 인기를 얻게 되었다. 실제 파프리카는 딸기의 1.5배, 시금치의 5배나 많은 비타민C를 가지고 있어 하루 반 개만 먹어도 필요량을 충족할 수 있다. 또 비타민A, 각종 카로티노이드 색소, 그 외 칼슘, 철분, 인 등의 무기질도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뼈가 약한 노년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재미있게도 색깔별로 효능의 차이가 있는데 주황색 파프리카는 루테인, 철분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노란색 파프리카의 경우, 혈액응고를 막는 피라진이란 성분이 있어 고혈압, 심근경색을 예방해 준다고 한다. 빨간색 파프리카는 항암에 효과가 있는 캡산틴이 많이 들어있고 지아잔틴 함량이 높아 시력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매력적인 파프리카는 아직 넘어야 하는 산이 있다. 대부분 수입품종이 재배됨으로써 로열티를 지불하게 되고, 한국의 재배환경에 맞지 않아 손실이 발생할 경우, 고스란히 농민이 그 손실을 떠안아야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 경남도에서는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 GSP) 국책연구를 통해 미니파프리카 ‘라온’을 개발하여 새로운 소비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수출용 중과형 파프리카 품종개발을 목표로 국산 품종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함께 노력해 어려움을 하나하나 이겨내간다면 식탁 위의 보석으로 더 빛나는 파프리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보경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원예육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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