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도토리 한알의 꿈이 거대한 숲을 만든다
[교단에서]도토리 한알의 꿈이 거대한 숲을 만든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3.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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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시인·장학사)
필자는 해지기 직전에 컴퓨터를 마주하고 앉아서 일에 몰두 할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일중독이라고 하는데 일은 필자를 살아있게 만드는 활력소 인 것 같다. 특히, 다양하고 쉽지 않은 강도의 일들이 밀려올 때 하나씩 마무리를 해나가면서 희열을 갖게된다. 이순이 다 되어가는 사람이 늘 바빠서 허덕이면서도 아직은 좀 더 편한 곳을 찾아서 생활을 바꾸고 싶진 않다. 주변에선 안타까워하며 제대로 놀 줄 아는 법을 터득하면 이렇듯 일중독에 빠지진 않는다고 질책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여행을 좋아해서 국내외를 비교적 많이 다닌 편이다. 여행, 영화감상, 독서는 주어는 삶을 늘여 쓰는 방법이라고 들먹여왔다. 코로나로 인하여 발이 묶여 여행에 제약이 생기고 영화관 출입도 안하게 되니 집 스크린의 한계는 영화조차도 더 이상 흥미의 세계로 이끌지 못한다. 독서를 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 변명이 아님을 절감할 때가 많을 정도로 분주한 일속에 빠져들어 있을 뿐이다.

젊은 시절엔 사람과의 어울림을 좋아해서 직장생활 외에 각종 모임을 만들며 20년 이상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했다. 이제는 그 어떠한 것에도 현재의 주어진 일에 몰두하는 것 이상의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조용히 침잠하여 일을 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퇴직할 때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나이라 퇴직 후가 염려될 정도이다.

엘베스트그룹 손진익 회장은 저서‘일하는 즐거움 나이듦의 행복’을 통해 70여 년의 세월 동안 지키고 깨달은 삶의 원칙과 지혜의 기술을 전한다. 그의 목표는 돈을 쫓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어서 어떠한 시련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인생을 긍정적으로 개척하는 생존전략과 지혜의 기술 58가지’를 일러준다. 목차의 첫줄인 ‘도토리 한알의 꿈이 거대한 숲을 만든다’는 문장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새로운 준비를 꿈꾸게 한다.

간혹, 놀고먹을 수 있다면 일 안하고 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건 일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의 얘기로 보여진다.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신명나게 하며 살 수 있는 삶이야말로 가장 축복 받은 삶일 것이다. 힘든 세상에서 하고싶지 않은 일에 맞닥뜨리고 다소 척박한 일에 치여 지치기도 하겠지만 내 현실에 주어진 일의 범위 속에서라도 ‘인생을 긍정적으로 개척하는 생존전략’을 궁리하다 보면 행복의 언저리에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필자는 오늘도 도토리 한알의 꿈을 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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