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다
[경일포럼]촉나라 개는 해를 보고 짖는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3.2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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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황경규 진주향당 고문


중국 촉나라 지방은 자주 비가 내려서 맑은 날이 드물었다. 간혹 해가 뜨면 개들은 괴이하게 여겨 해를 보고 마구 짖어댔다. 촉나라 개들은 해를 낯설고 불편한 존재로 인식했던 것이다. 촉견폐일(蜀犬吠日)이라는 고사성어에 나오는 글이다. 자신들과 다른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무작정 배척하는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오늘날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 짓고 있는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문제만 해도 그렇다. 시민사회에서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이 가지는 건축사적 가치의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은 당연히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근데 경상남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극히 일부의 소수단체의 주장으로 호도하고 있다. 공무원들도 언론을 이용해 비상식적인 주장을 한 것은 물론이다.

진주의 문화예술을 대표하는 진주문화예술재단, 진주문화원, 한국예총 진주지회 등 진주시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이 그들의 주장대로 과연 소수단체에 불과한 것인지는 현명한 시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관과 다르다고 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는 행위가 ‘해를 보고 짖는 촉나라의 개’와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답변은 예상대로였다. 기피부서로 지정했던 경상남도문화예술과가 답변을 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근데 경상남도가 그토록 강력한 무기로 내세웠던 경상남도 건축정책위원회 회의록에는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공사가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이 가지는 건축사적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논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한 페이지에 불과한 회의록에는 상정된 안건에 대한 위원들의 형식적인 질의와 답변만이 있을 뿐이었다.

더불어 회의록에는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뒤편 직원 주차장에서 현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주차장 부지로 변경된 사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이유를 묻는 위원 역시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제 경상남도는 ‘경상남도 건축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쳤으니 문제없다’는 말을 더이상 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부지 변경 사유에 대한 납득할만한 경남도의 명확한 답변도 있어야 할 것이다. 조만간 진주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 놓을 것이다. 어리석으면서도 신통한 이들이 대중이다. 무엇이 이롭고 해로운지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대중은 결코 우매하지 않다.

경상남도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경남도립예술단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경남도립예술단을 대하는 경상남도의 태도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경남도립예술단의 현주소를 보자. 단원들은 상주공간이 없어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의 공간을 쪼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장기비전도 없다. 그렇다고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전국 최하위다.

이른바 프로젝트 극단이 보니 단원들도 비상근이다. 계약기간이 지나면 일단 떠나야 한다. 경남도립예술단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갖기도 어렵다.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제2예술단 창단도 오리무중이다. 속살을 보면 부끄럽기만 한 경남도립예술단이다.

경남도립예술단의 장기비전을 수립해야 한다. 경남도립예술단을 위한 상주공간 마련과 상근단원 모집, 열악한 재정 개선, 제2예술단 창단 등을 통해 진정으로 도민들이 원하는 도립예술단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하는 척만 해서는 되는 일은 없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도민들에게 이런 지적을 받을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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