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예진 (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이번 달 초 경상북도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무려 213시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역대 최장시간, 최대규모 피해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렇게 진압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로 ‘기후위기’가 지적됐다.
이번 산불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총 9일 동안 이어졌다. 경상북도 울진군 4개 읍·면, 강원도 삼척시 2개 읍·면이 피해를 입었으며, 주택 319채 등 모두 600채가 넘는 건물들이 불에 탔다. 피해 면적은 2만 923ha로 축구장 약 3만 개 넓이에 달한다. 정부는 이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직접 복구를 도왔다. 그밖에도 같은 시기에 강원 강릉·동해, 강원 영월, 부산 금정, 경기 안산 등 전국적으로 산불이 났다. 이에 소방청은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을 발령했다. 그동안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더 이상 남의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가 대형산불재해 등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기후위기 시대 대응을 위한 조기 조치’라는 기고문을 통해 “2022년 급변하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기후위기란 일상적인 용어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대두됨에 따라 2019년 영국의 가디언지에서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라고 용어를 바꿔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제는 기후변화도 아닌 기후위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심각성에 비해 이미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이번 산불로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에 다시 불을 지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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