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규제 개혁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 보장에서
[경일포럼]규제 개혁은 자유로운 기업 활동 보장에서
  • 경남일보
  • 승인 2022.03.3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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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나라 ‘경제 6단체장’과 만남에서 “핫라인을 구축하여 긴밀하게 소통하며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기업 성장이 곧 경제성장”이라며 “기업이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는 제도적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기업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 “기요틴(단두대)처럼 규제를 철폐하겠다”라고 한 뒤, 한결같이 규제 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혔지만, 규제는 오히려 점점 늘어만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규제 덩어리’라 했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각각 ‘규제 전봇대’와 ‘손톱 밑의 가시’라 칭하며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그리고 규제샌드백을 설치하여 규제 혁파를 강조한 문재인 정부에서는 거대 여당을 중심으로 ‘기업 옥죄기’ 법안 발의가 경쟁적으로 쏟아져 기업 규제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2020년에 직전 3개년(2017∼2019) 평균보다 43.8% 많았다.

규제 개혁은 양날의 칼로 ‘필요악’이라 할 수 있다. 공공 규제는 산업발전과 불가분의 상충관계에 놓여 있다. 성장의 초기 단계에는 어느 정도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영세 소규모 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없지 않지만, 선진국으로 들어선 우리 경제체제에서 아직도 보호를 위한 과잉 규제는 난센스라 할 수 있다. 규제로 인하여 경쟁력을 상실한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맥주 시장을 들 수 있다. 즉 우리나라 맥주 시장이 수십 년 동안 복점(複占) 체제였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에 신규진입을 막는 규제 때문이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맥주는 세계에서 가장 ‘맛없는 맥주’란 혹평을 들을 정도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반면 자동차 산업과 문화·영상산업 등은 시장진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한 결과, 자동차 산업 세계 6위권, K-문화의 붐에 힘입어 ‘BTS’, ‘미나리’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국가 대표에게 모래주머니를 달고 세계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오게 할 수 없다”라며, “신발 속 돌멩이 같은 불필요한 규제를 빼내 기업들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껏 달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며 규제 혁파를 강조했다. 기업들의 바람도 매한가지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 요인으로 ‘기업 규제의 입법 축소(37.6%)’와 ‘행정규제 합리적 개선(25.2%)’을 요구하는 등 절반 이상이 규제 개혁을 들고 있다.

자본주의 꽃은 시장경제이며, 시장경제의 요체는 기업이다. 당선인도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를 꼽았으며, 경제의 주역은 기업이라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정상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즉 정부는 국민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며 경제성장을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중 규제 개혁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일방적인 규제 개혁이 아닌 민생 중심·현장 중심의 규제 개혁이 되도록 국민 불편 현장에 직접 찾아가고, 대통령이 기업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을 통하여 강도 높은 규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 우리나라가 혁신을 선도하고 경제 대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을 기반으로 국제시장에서 자유로이 모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대기업, 기존 산업과 신산업 간 갈등을 해소하고 양측의 이익이 균형을 유지하도록 규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이 중재자 역할을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 국민이 불러낸 대통령임을 명심하여 초지일관 실천하길 바란다. 정부의 무능은 대통령의 몫으로 국민에게 그대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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