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제학술심포지엄] 아시아 인형극의 예술세계
[2022국제학술심포지엄] 아시아 인형극의 예술세계
  • 박성민
  • 승인 2022.04.04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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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닮은 형상으로 삶의 희로애락 표현
아시아 지역 인형극의 기원과 전승양상을 살펴보고 인형극에 내재된 풍자예술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발견하기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국내에서 개최됐다.

본보가 주최하고 동서문화연구원이 주관하며 진주시와 BNK경남은행 후원으로 열린 ‘2022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 달 26일 본보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아시아 인형극의 예술세계’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2국제학술심포지엄은 4명의 전문가들이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제1주제로 ‘아시아지역 인형극의 역사와 전승’에 대해 박성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가 발표했고 제2주제는 ‘한국 인형극의 해학과 풍자’의 제목으로 강인숙 경상국립대 교수가 발표했다. 이어 제3주제로는 ‘중국 인형극의 기원과 전승’을 주제로 장국강 중국 대련외국어대 교수가 이어갔고 제4주제는 ‘베트남 인형극의 예술세계’를 주제로 응엔 티 히엔 베트남 반랑대학교 교수이 나섰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아시아지역의 민속극에 대한 동질성과 이질성 비교하고 아시아지역 인형극의 예술적 가치와 기술적 기능의 비교할 수 있었다.

박성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인형극에 내재된 아시아 3국의 정서와 풍자세계 비교하고 인형극이 갖는 전통문화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코로나 19 관계로 작년과 같이 온라인으로 전환하여 열었고 제1, 제2주제 발표는 본보 3층에서 영상 촬영 및 제3, 제4주제는 중국, 베트남현지에서 직접 영상 촬영 하여 편집, 제작 완료했다.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진주시 공식 유튜브 계정인 하모진주 및 경남일보 유튜브 계정에 찾아볼 수 있다. 박성민기자

 
 
본보가 주최하고 동서문화연구원이 주관하며 진주시 후원으로 열린 ‘2022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 달 26일 본보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박성석 경상국립대 명예교수가 아시아지역 인형극의 역사와 전승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각 나라 특성에 맞게 인형극 전승”

◇박성석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인형은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로 접하는 장난감인 인형을 표현 도구로 삼아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으로는 나타낼 수 없는 상황들을 극적인 장면으로 연출하는 공연예술이다.

한국의 전통인형극으로는 남사당패에 의해 전승되고 있는 꼭두각시놀음이 대표적인데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에 속해 있다. 꼭두각시놀음은 고정된 대본이 없이 전승되어 온 인형극으로서 연행시기, 연행 장소, 연희자 등에 따라 변화가 많아서 전체적인 과장구성과 등장인물 및 대사 등에서 많은 차이가 발견된다.

중국의 인형극은 한대(漢代)에 생겨나서, 남북조인 북제(北齊)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대(唐代)에 이르러서는 인형을 섬세하게 조각하고 아교와 옻칠을 한 다음에 아름다운 옷을 입힌 인형을 줄로 조종하는 인형극이 연행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인형극인 닌교조루리(人形淨瑠璃)는 닌교(人形), 즉 인형을 조루리(淨瑠璃)라는 노래 형식에 맞추어 놀린다는 뜻이다. 일본의 인형극과 한국의 꼭두각시놀음은 무대 형식, 인형조종 방식, 음악 등에 있어서 유사한 점이 많으며,‘다유’라는 변사의 즉흥적인 연출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의 인형극과 마찬가지로 고정된 대본이 없다.

한국과 중국 일본 인형극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중국은 다양하고도 다채롭게, 일본은 섬세하고도 독특하게, 한국은 진솔하고 소박하게 전승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형극인 와양꿀릿은 그림자 인형극으로 스크린 뒤에서 ‘다란’이라고 불리는 인형사가 항상 라이브로진행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관객의 호응에 따라서 그 내용이 첨삭되는 특징이 있고, 2008년 유네스코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베트남에서는 수상 인형극이 마임형태로 전승되어 왔으나 지금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배역 중의 하나인 떼우를 사회자처럼 먼저 등장하여 극을 소개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인형극은 인형을 통해 주제를 표현하기 때문에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며, 특히 어린이들의 교육현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인형극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인형극은 그 본질인 공연예술적 성격과 함께 교육적 기능을 가지고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전통 인형극은 민중 예술의 하나“

◇경상국립대 강인숙 교수

일반적으로 인형 하면, 어린이들의 장난감을 떠올리고, 인형극은 마치 어린이들이 주로 향유하는 문화로 인식한다. 그러나 전통 인형극은 연극 표현 수단의 하나로써 탈춤과 더불어 민중 예술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에 전승되는 전통 인형극은 꼭두각시·만석중놀이·발탈이 있다. 특히, 꼭두각시는 3종류가 전승되는데,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남사당패의 꼭두각시놀음, 2000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서산박첨지놀음, 황해도에서 연행된 장연꼭두각시극이 있다.

서산박첨지놀음은 주연산이 남사당패 출신이었던 유영춘에게서 꼭두각시를 배워 연행하였다고 하며, 3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사당패는 남성으로 구성된 유랑집단이다. 남사당패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풍물·버나·살판·어름·덧뵈기·덜미를 연행하였는데, 꼭두각시는 남사당패의 기예능 중 맨 마지막에 연행된 덜미이다. 꼭두각시를 덜미라고 부른 이유는 인형의 목덜미를 잡고 연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사당에서는 꼭두각시 무대를 덜미포장, 인형을 담는 궤짝을 덜미리, 꼭두각시놀음 연행을 덜미 놀자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의 인형극은 당시 사회상을 고발하는 성격의 민중 예술이다. 우리 조상은 무력을 무력으로 저항하지 않고, 이를 예술로 승화하여 저항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는데, 그 대표적인 민중예술이 탈춤과 인형극이다. 즉, 국적 표현을 통해서 당시 사회상을 고발하고, 이를 민중예술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시대적 아픔, 민중적 의식을 표출하였다.

 

 

 

중국인형극 예술·민속적 가치 지녀

◇장국강 중국 대련외국어대학교 교수


중국인형극은 고대에는 ‘괴뢰희’, ‘괴뢰자’라고 불렀으며 근현대에는 ‘목우희’로 많이 불린다.

중국의인형극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족의 전통예술 중 하나로 한나라에서 유래해 당·송에서 흥하고 명·청에서 성대해져 오늘날까지 전승되고 있다. 21세기 이후에는 무형문화유산으로서 보호 및 전승되고 있으며 2006년 5월, 인형극은 국무원(國務院)의 비준을 거쳐 제1차 국가급 무형문화유산목록에 등재된 이래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31개의 인형극이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중국에서 현재 전승되고 있는 인형극은 인형 제작방식과 공연형식에 따라 제선목우(提線木偶, 줄인형), 장두목우(杖頭木偶, 막대기인형), 포대목우(布袋木偶, 손인형), 철지목우(鐵枝木偶, 철선인형), 약발목우(藥發木偶, 불꽃인형) 등 다섯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선목우는 공연할 때, 인형조종사가 인형을 실로 끌어서 연기한다. 실은 적게는 10여 개에서 많게는 30여 개에 이르게 인형의 주요부위에 고루줄을 엮을 수 있다. 장두목우(杖頭木偶)는 나무막대기로 꼭두각시 인형을 들고 두개의 선은 양손을 잡고 한 개의 선은 머리와 몸을 조작하여 연기한다. 분장한 배우가 손에 인형을 들고 인형과 함께 무대 위에서 같은 역할을 하며 배우의 연기력으로 인형의 부족한 감정을 보완한다.

포대목우(布袋木偶)는 인형조종사가 양손에 받쳐 들고 손가락으로 연기를 조작한다. 무대에서는 한명의 배우가 앉아 손과 발, 그리고 입을 동시에 사용해 수 십개의 작은 인형들을 조종하는 동시에 악기를 연주하면서 한 편의 극을 떠들썩하게 공연을 끌어나간다. 철지목우(鐵枝木偶)는 종이 인형극인 지영희에서 발전한 것이다.

인형은 짚을 몸체로 하고 진흙머리, 종이 손, 나무 발에 연극복장을 갖추었다. 또 인형조종사는 인형의 등 뒤와 양손에 철선을 묶고 몸에 달린 철선들로 동작을 조종한다. 약발목우(藥發木偶)는 인형과 불꽃놀이를 결합하여 연기한다. 희곡인물, 신화인물 등의 인형조형물을 화약에 섞어 폭죽을 터뜨리면 폭죽과 함께 불꽃 속에서 오색찬란한 인형들이 하늘높이 날아올라 살아 숨쉬는듯하다.

중국 인형극은 조각예술·공연예술·음악예술·무대미술· 각본 등의 우수한 전통예술이 한데 모여 비교적 높은 희곡적 가치, 문학적 가치, 예술적 가치 및 민속적 가치 등을 지니고 있다.

이에 중국정부는 대표적인 인형놀이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전통문화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전파해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세계화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삼고 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수상 인형극’

◇응헨 티 히엔 베트남 반랑대학교 교수

베트남의 인형극은 지상 인형극과 수상 인형극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인형극은 지상 인형극이 아닌 수상 인형극이다.

수상 인형극은 수면 위에 인형을 움직이는 형식으로 인형 조종자는 무대 뒤에서 막대기와 줄을 사용하여 조종한다. 베트남 수상 인형극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121년 하남성 롱도이 사찰에 있는 쑹 티엔 디엔 린 비석에 나오고 있다. 비석에는 수상 인형극, 민속놀이, 궁중놀이, 불교의식 등불축제 등을 연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상 인형극은 민속놀이, 축제 및 민속 신앙과 관련이 있으며, 그 형성 배경은 경작지와 수자원이 풍부하고 농업이 발달한 홍강 삼각주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수상 인형극은 연극과 놀이로 구성되는 전통 극으로 농민들의 일상생활이 반영되어 있으며 문화적 요소, 오락적 요소, 교훈적 요소가 고루 포함되어있다.

수상 인형극은 주로 야외에서 공연되었는데 그 무대는 연못이나 호수, 논 등 관중들과 친숙한 자연적인 공간에서 공연되었다.

인형극의 조종자는 아마추어 예술가들로서 생계보다는 취미와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으로 참여하며, 대게 농부나 일반 지식인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인형의 특징은 나무로 조각되며 평균 크기는 30cm ~ 70cm로 민속 조각과 왕실 조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16~17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고 농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내용은 버팔로의 싸우는 장면, 버팔로 쟁기질, 농부의 모내기, 줄다리기, 씨름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왕에게 헌화하는 내용이다.

그 예술적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영적 요인과 오락적 요소가 결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5개의 수상 인형극 전용 극장과 대도시에 소규모 극장들이 많으며 관객은 주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인형극 조종자들은 일반 인형 조종자들과 잘 훈련되고 정교한 예술가들이 모이는 전문 수상인형극단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일반인들이 주축이 된 아마추어 극단은 주로 지역축제에서 봉사하고 전문인으로 구성된 극단은 전용 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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