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지금은 작물 자급률을 높일 때다
[농업이야기] 지금은 작물 자급률을 높일 때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4.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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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목적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안정적인 식량작물 공급을 통해 인간 생존에 필요한 3대 필수 요건(의식주) 중 가장 중요한 먹는 문제를 책임진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세계 곳곳에는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아로 죽어가는 인구가 여전히 많다. 유엔농업식량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EF)가 올해 발간한 ‘기아 집중발생지역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여개국의 3400만명이 심각한 굶주림을 격고 있으며 아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은 사막 지역과 폭염 등으로 작물 재배가 어려운 환경에서 식량을 수입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도 없어 부족한 식량은 국제사회의 원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한 나라의 식량작물 생산과 자급률은 인간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원초적인 문제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어느 정도일까. 작년에 쌀이 풍작이라 가격하락 지속으로 정부가 시장에서 격리한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다른 식량 자급률도 함께 높을 것이라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실 쌀 한 품목만 보면 10년 이상 100%를 상회하고 가공용 쌀까지 합하면 90% 수준으로 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식량 전체로 확대하면 보리, 밀, 옥수수, 콩, 서류 등의 자급률은 50%를 밑돈다. 여기서 사료용 곡물을 더하면 20%대에 머문다.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수급 측면에서 불안요소가 크다.

이처럼 식량 자급률은 쌀 위주로 편중되어 있고 타 품목과 사료 작물은 수입 의존도가 심해 품목 간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 즉 수급시장이 급격히 변할 경우 외부적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더욱이 최근 2년 넘게 코로나19 전염병과 가뭄 등 이상 기온으로 세계 곡물 시장가격은 가파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에 도착 예정인 옥수수 등 수입 곡물 모선의 발이 묶이고 세계 곡물시장 가격도 덩달아 요동을 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밀가루 등 식료품뿐만 아니라 축산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수급 불안정은 배합사료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어 경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은 언제든지 반복, 재생될 소지가 크다. 국제곡물시장은 자국에서 충분한 소비량을 비축하고 잉여량을 수출하는 공급자 중심의 폐쇄적 시장이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무엇보다 식량 수입량 비중이 큰 사료용 곡물 생산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가격상승을 피하면서 국제곡물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휴경지와 같은 유휴농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사료작물 재배를 확대하는 것이 가까운 해답이 될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70% 내외 수준이었던 것이 우루과이라운드 등을 거치면 농산물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수익률 저하 등의 이유로 이모작 포기 농가가 늘면서 밀, 보리 등 동계작물 재배 비중이 급속히 감소한 것에 원인이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작물자급률 향상을 위해 논을 활용하여 보리, 밀 등 식량 작물과 청보리, 호밀 등 사료작물을 식재한 농업인에게 ㏊당 50만원의 직불금을 지급하여 장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식량안보는 그 국가의 생명줄과도 같으며 매우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식량·사료 작물 자급률 향상에 경각심을 가지고 실천을 서둘러야 할 때다.

박성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의령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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