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탄소중립과 화학비료의 동행
[농업이야기] 탄소중립과 화학비료의 동행
  • 경남일보
  • 승인 2022.04.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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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2.9%가 농업부문에서 발생한다. 이산화탄소는 작물의 광합성과 호흡으로 인한 흡수와 배출이 균형을 이루므로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작물재배 과정과 농경지 토양에서 직접적으로 배출되어 국가 배출량으로 산정되는 온실가스는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이다. 이 중 아산화질소는 대부분 화학비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화학비료는 무조건 나쁜 것일까?

화학비료는 1900년 초 독일에서 하버-보슈법에 의해 공업적인 생산기술이 확립되었다. 이후 화학비료의 발달은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키고,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원동력이자 20세기 녹색혁명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 1970년대 경제개발 시대를 거쳐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기까지 농경지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지만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농업생산력의 원동력은 분명 화학비료였다. 인류의 생존에 기여했던 화학비료지만 지표수 및 지하수의 부영양화, 토양의 염류집적, 토양산성화 피해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해 왔다. 이러한 부정적인 피해는 화학비료 자체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지나치게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관리하는 인간의 문제이므로 올바른 사용과 관리에 따라 개선 또한 가능하다. 그것은 생산물이 아니라 생산지, 즉 땅과 흙의 건강한 유지 관리라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사용량은 1ha당 268kg으로 미국의 2배, 캐나다보다 3.4배 많다. 우리나라 토양의 모암은 화강암으로 토양산도가 낮고 미네랄과 유기물 함량이 부족하여 비료 성분을 흡수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이 적어 자칫하면 비료의 과잉장해가 발생하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작물에 맞는 적정량의 비료를 공급하는 것이 작물 생산과 건전한 토양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지 곡류, 유지류, 근채류 등 226작물(2021년 기준)에 대해서 비료사용기준을 설정하였고, 계속해서 비료사용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소면적 작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21년도부터 소면적 작물인 완두, 콜라비, 청보리, 초석잠, 삼채에 대해 비료사용처방기준 설정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 3월 11일 개최된 제7회 흙의 날 주제는 ‘탄소중립시대 당신이 흙기사입니다’ 였다. 모든 국민이 흙을 보호하는 기사라는 의미를 담았는데, 농업에서는 흙을 지키는 방안 중 하나가 적정량의 비료사용을 통해 수질오염 예방과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고 토양탄소함량을 증진시키는 일일 것이다. 탄소중립과 화학비료의 동행을 위해 농업에 종사하는 흙기사들의 활약을 응원하고 기대해 본다.

제희정 경상남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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