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대통령직인수위원에 교육과 문화가 없다
[경일포럼]대통령직인수위원에 교육과 문화가 없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4.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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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제20대 대통령 선거로 일찍이 보지 못했던 혼돈과 혼란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선거 기간은 짧았지만 심리적 혼돈은 길었다. 승자와 패자는 결정됐다. 이제 우리는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앞 정부의 권력을 이어받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려 새 정권을 이끌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정권이 나갈 밑그림을 그리는 셈이다. 장관도 속속 임명하고 있다. 새 정부의 가장 중심된 정책은 경제와 안보라고 한다. 그렇다. 먹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고 나라의 존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은 누가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번 인수위 구성도 6개 분과 중 경제가 두 분과로 되어 있는 것만 보아도 경제를 얼마나 강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이지만 앞으로 맡을 윤석열 정부도 ‘교육’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먹고사는 것만 해결되면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물질적으로 아무리 부유하고 풍족해도 마음이 가난하거나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면 결코 행복할 수가 없다.

승자독식을 위한 끝없는 경쟁, 물질문명에 의한 인간성 상실, 지나친 개인주의로 무너져가는 도덕성 상실, 제국주의의 문화적 침탈로 인한 민족 정체성 상실 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우리는 우리 결코 행복하게 살 수 없다.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다양한 예술을 통한 더 나은 삶의 질,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정부가 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 모든 것이 ‘교육’과 ‘문화’의 몫이다.

이번 인수위에는 사회복지문화분과에 ‘문화’가 없고, 과학기술교육 분과에 ‘교육’이 없다.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는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됐다. 간사로 노동운동가 임이자가 선임됐다. 여기 어디에도 문화 관련 전문가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리고 과학기술교육분과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위원으로는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남기태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등이 인선됐다. 간사로는 행시 출신인 박성중 국회의원이다. 과학기술교육분과에도 교육 관련 전문가는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를 과학기술분과에 포함시킨 것부터 교육을 과학기술 교육으로 좁게 보고 있는 듯하다. 과학과 기술은 산업의 영역에 가깝다면 교육은 사회의 영역에 가깝다. 인구감소와 급변하는 사회에 따른 교육 정책은 그 어떤 정책보다 소홀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난 정권에서 교육부총리까지 두지 않았던가.

인수위 위원들의 개인적 연구능력은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구능력이 뛰어난다고 해서 현실 정책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없다. 정책에는 이론과 실무와 현장을 두루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탁상공론(卓上空論)이란 말이 어디에서 나왔는가. 차기 정부 인수위원분과 위원들은 보면 대부분이 ‘경제’와 ‘법’과 ‘과학’ 전문가들이다. 사법고시나 명문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사람은 명함도 낼 수가 없다. 따라서 그들이 과연 힘든 서민의 삶과 우리 주체적 우리 고유 민족 문화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정책에 반영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왕 인수위가 꾸려졌고 곧 다음 정부 핵심 정책 보고서를 연구하고 발표한다고 하니 지켜보고 잘할 수 있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정권이 바뀌면 세상이 하루아침에 바뀔 것 같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도 않고, 될 수도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다. ‘배부른 돼지로 살기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로 살겠다’란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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