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
[과학칼럼]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
  • 경남일보
  • 승인 2022.04.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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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청동기와 철기가 가져다 준 인류 문명의 혁신은 20세기에 이르러 나일론과 플라스틱, 실리콘의 출현으로 꽃피웠다. 이처럼 인류의 발전은 새로운 소재의 등장과 함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날 과학 기술의 발달로 해마다 다양한 신물질들이 생겨나고 있다. AI가 인류 생활을 컨트롤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새로운 소재가 불러일으킬 가능성의 힘은 여전하다.

인류의 생활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땔감을 사용하여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이때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였고, 타다 남은 숯을 다음에 연료로 사용하였으니 인류 생활에서 가장 먼저 활용된 원소는 탄소이다. 동소체란 한가지 종류의 원소로 만들어졌지만 배열을 달리하여 물리적 성질을 달리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로부터 탄소는 숯(목탄)의 형태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흑연은 필기를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다이아몬드는 장식용 보석으로 사용되었다. 흑연은 불투명한 검은색으로 경도가 1로 매운 무른 물질이며,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이다. 다른 동소체인 다이아몬드는 무색 투명하며, 경도가 가장 높은 10인 물질이다. 다이아몬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이지만, 열은 다이아몬드가 흑연보다 잘 전달한다. 1985년에는 탄소의 또 다른 동소체인 60개의 탄소가 축구공 형태를 하고있는 ‘풀러렌(Fullerene)’이 발견되었으며, 1991년에는 6개의 육각형 탄소 원자가 튜브 모양으로 이어져 그물 구조를 이루는 나선형 물질인 ‘탄소나노튜브’가 발견되었다.

‘그래핀(graphene)’은 2004년 영국에서 두 명의 교수가 투명 테이프를 이용해 흑연을 원자 크기의 수준으로 얇게 벗겨내는 방식에서 출발해 ‘그래핀’을 개발했다. ‘꿈의 나노 물질’로도 불리는 ‘그래핀’은 원자 1개와 같은 두께를 가지는 탄소판이다.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와 마찬가지로 탄소로 만들어진 얇은 투명 박막으로 광학용품과 전자 부품 등에 쓰인다. 나선형 구조의 ‘탄소나노튜브’와 달리, ‘그래핀’은 6개의 육각형 탄소 원자가 2차원의 평면 형태로 나열되어 있기 때문에 10억분의 1미터 수준인 ‘탄소나노튜브’보다 두께가 훨씬 얇다. ‘탄소나노튜브’가 구리와 비슷한 수준의 전기 전도율을 나타내는데 비해, ‘그래핀’의 전기 전도율은 구리의 약 100배에 달한다. 열 전도율 또한 탄소나노튜브의 약 2배 정도로, 냉각 속도가 빨라 발열에도 강하다. 특히 강도는 철강의 200배에 이르며, 대부분의 빛을 통과시킬 뿐만 아니라 신축성과 투명성도 탁월하다. 이와 같은 장점들 덕분에 ‘그래핀’은 초고속 반도체는 물론, 휘어지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소재로 환영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버’는 어떠한 각도와 방향으로 배열하느냐에 따라 전기 전도체가 되거나 반도체가 되기도 한다. 지름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로 매우 미세하지만, 강도는 철강의 약 100배에 이를 정도로 우수하다. 또 높은 열전도율과 전기 전도율을 갖고 있어서 소재의 전기 및 열 전도율, 강도가 중요시되는 항공기, 자동차, 2차 전지 및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0년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체온을 조절하는 스마트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나노튜버’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했다. ‘탄소나노튜버’는 주위 환경을 조절하여 반지름과 길이를 조절할 수가 있기에 신축성이 있는 소재가 요구되는 생체재료 분야에도 사용할 수가 있다. 새끼줄을 자르면 지푸라기로 분리되는 것과 같은 이치로 ‘탄소나노튜버’를 여러개 겹쳐 만든 ‘다중벽탄소나노튜버’를 이용하여 수많은 ‘그래핀’을 한꺼번에 생산할 수도 있다.

최근 한국재료연구원과 인하대 공동 연구팀은 높은 에너지 저장 기능과 고강도 특성을 동시에 가진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다기능성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활용할 경우,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의 주행거리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향후 에너지 저장 소재 뿐만 아니라, 경량·고강도·고전도성 특성을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 웨어러블 기기, 우주·항공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이라는 이 두 가지 신소재는 인간의 생활을 뒤바꿀 산업혁신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이들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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