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차크닉
[천왕봉]차크닉
  • 경남일보
  • 승인 2022.04.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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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 ‘화개동’에 감동하여 대륙의 너른 땅 곳곳에 산재한 숱한 명승지를 두고도 시진평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 화개동천을 동경해 꼭 한번 다녀가고 싶다고 했다. 절기 곡우를 눈앞에 둔 요즘 그곳에는 파릇하게 움을 틔운 녹차의 새순을 채취, 우전이라는 명차를 덖는 차향으로 그윽하다.

▶1200년 전 당나라에서 녹차의 씨앗을 가져와 이곳을 시배지로 삼은 대렴공은 이곳이 야생차로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보존되고 ‘왕의 녹차’로 명성을 얻을 것으로 예측이나 했을까. 나아가 세계적 유통망을 가진 스타벅스에 런칭되고 9개국에 수출되는 명차로 발돋움했으니.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호리병속 별천지는 안개와 다습한 기후, 낮과 밤의 현격한 일교차, 마사질의 양토로 하동녹차를 빚어내 독특한 맛의 세계로 마니아들을 끌어들이는 신비스러운 매력을 품어낸다. 900여 농가, 600여ha가 호리병 속에서 오순도순 세계적 명품을 빚어내고 있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우울한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은 2030 MZ세대들의 문화마저 바꿔 요즘은 ‘차크닉’이 유행이라고 한다. 정신적, 심리적 엑소더스로 단체보다는 연인끼리의 오붓한 여행지로 차 시배지를 찾아 새 봄을 찻잔에 담아 마시며 찻잎 수확을 체험하고 취향에 맞춰 개발한 녹차 아이스크림과 한과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때마침 오는 5월 4일부터 이곳에서는 하동 야생차축제가 열린다. 내년에는 세계 차 엑스포도 계획돼 있다. 코로나 엔데믹과 때맞춘 잔치다. 진주의 논개제와 겹경사여서 관광객과 차 마니아들의 발길이 기대된다. ‘3년만의 외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모처럼의 봄의 향연이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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