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13조 들여 '해상공항' 짓는다
가덕도 신공항 13조 들여 '해상공항' 짓는다
  • 이홍구
  • 승인 2022.04.26 1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무회의 추진계획 의결 예타면제 절차 진행
기재부 검토 거쳐 새 정부 출범 전 최종 결정
낮은 경제성·환경훼손 논란…후폭풍 불가피
가덕도 신공항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를 전제로 13조 7000억원을 들여 바다 위에 건설된다.

문재인 정부는 26일 세종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계획’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추진계획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따라 작년 5월 착수한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연구용역’ 결과다. 예타 면제는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거쳐 늦어도 다음 달 초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 기재부 사업계획적정성 검토-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내년에 설계에 착수한다. 계획대로라면 가덕도신공항은 2025년 하반기 착공해 2035년 6월 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낮고 바다 매립에 따른 환경 훼손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추진 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 컨소시엄은 가덕도신공항의 예상 수요를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명, 화물 28만 6000t으로 분석했다. 가덕도 신공항 초기 개항 때 김해공항의 국내선은 그대로 두고 국제선만 이전하는 것이 전제다. 국내선의 경우 접근성이 좋은 김해공항이 활용도가 더 높을 것으로 봤다.

활주로 길이는 3500m로 동서 방향으로 건설된다. 활주로 배치는 바다를 매립해서 완전 해상공항(순수 해상 대안) 형태로 건립한다. 가덕수도를 회피하고 정박지 이전을 염두에 둔 판단이다. 가덕도 남단 국수봉 등 서울 남산의 3배 규모의 산을 발파하여 바다를 메울 흙으로 이용한다. 산을 깎아내야 비행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당초 예상보다 사업비와 사업기간이 늘어난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사업비 절감과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위해 다음 정부가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인수위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나온 문제점을 그냥 두고 예타 면제를 추진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게 뜨거운 감자를 떠넘기는 ‘가덕도 알박기’”라는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온다.

일부 정치권과 환경단체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정부의 추진계획은 당초 부산시의 제안에 비해 사업비는 2배 늘어난 반면 예상 수요는 절반으로 줄었다. 경제성 평가라고 불리는 비용편익분석(B/C)은 0.51∼0.58로 낮게 나왔다. 개항 시점도 부산시의 2029년에서 2035년으로 미뤄졌다. 당초 부산시와 정치권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의 명분으로 2030년 부산 엑스포 개최를 들었다.

정의당은 지난 25일 “예타 면제는 정부의 자가당착이자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300여 시민사회단체 연대체인 ‘기후위기비상행동’도 “환경과 생명의 터전을 파괴하고 착취하는 토건 개발, 성장주의 담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성은 낮지만 국토 균형발전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사업 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