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바로 지금부터, 2050 탄소중립
[기고]바로 지금부터, 2050 탄소중립
  • 경남일보
  • 승인 2022.04.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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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박재현 낙동강유역환경청장


석유는 검은 눈물로 불린다. 욕망의 샘물인 석유는 문명 발전의 기폭제이기도 했지만, 한정된 매장량과 국지적 분포로 인류를 전쟁의 포화속으로 밀어넣곤 했기 때문이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는 이제 검은 눈물을 넘어 인류의 눈물로 치닫고 있다. 화석연료가 내뿜은 온실가스는 폭우와 폭염, 산불 등 전대미문의 기후위기를 일으켜 세계 도처에서 인류에게 고통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화석연료의 부메랑인 기후위기가 자연재난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후위기는 인류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면 인류는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온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묶을 수 있느냐에 인류의 사활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경고는 인류가 기후위기에 대응 없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때에는 현실화 될 수 있지만,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바뀔 수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은 ‘탄소중립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탄소중립은 IPCC가 지구 기온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묶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의 순배출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데서 비롯됐다.

문제는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IPCC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1.5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0여 년에 불과하다고 했다. EU와 미국 등 주요국들이 앞다투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후속 조치로 탄소국경조정세를 도입하는 등 탄소중립 사회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사회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하고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탄소중립의 중간목표를 세우고 탄소중립기본법도 제정하여 탄소중립을 위한 기반도 구축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수송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모빌리티 모범사업장’ 선정하고 개발사업의 탄소배출 저감을 유도하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중이다. 또한, 주민지원사업중 탄소중립사업 비중 확대하고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지원하는 등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에 동참하고 있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대전환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업종 위주의 산업구조 등으로 탄소중립에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다. 하지만 저탄소 신기후경제로의 전환에 성공한다면, 삶의 질 향상과 경제성장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맞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탄소중립이란 도전을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을 더 크게 도약시킬 저력이 있다. 전기차·수소차로 대변되는 미래차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디지털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저력은 국민에게 있다.

우리 국민의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배출 같은 환경을 위한 실천은 세계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탄소중립 분야 역시 대중교통과 친환경제품 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안하기, 물과 에너지 절약하기 등 국민들의 작은 실천이 함께한다면 또 다른 세계의 모범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환경위기시간은 9시 38분이었다. 환경위기시간의 정오는 종말을 뜻하며, 9시 38분은 2020년 대비 18분이나 정오에 가까워진 시각이다. 정오를 재촉하는 가장 큰 요인은 기후위기이다. 기후위기는 ‘내일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문제’인 것이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을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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