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산불에도 강하고 산지 재해에도 강한 숲 만들어야
[경일포럼]산불에도 강하고 산지 재해에도 강한 숲 만들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2.05.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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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박재현


올핸 유독 산불이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해마다 대형 산불로 고통받았던 강원도 고성, 강릉지역의 산불에 더해 지역적으로 속속 산불 보도가 하루가 멀다고 눈과 귀를 어지럽힌다. 과거 필자는 강원도 고성지역의 산불을 보면서 정말 단순한 담뱃불이나 논 밭두렁 태우기가 엄청난 화마를 끌고 국토를 짓밟는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했었다. 불에 탄 숲은 더했다. 양간지풍이라는 독특한 바람 때문에 강원도, 영동지방은 해마다 산불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만했다. 산불로 타들어 가는 숲은 차마 보지 못할 아비규환 그 자체다. 올해 발생한 산불은 역대급 규모가 될 법하다. 더구나 아직도 산불은 그치지 않았다. 크고 작은 산불이 수시로 보도되고, 또 아까시나무꽃이 피기 전이라 더욱 그렇다. 돌발가뭄에 의한 건조한 날씨와 숲 조건으로 산불피해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산불은 꼭 강풍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논 밭두렁 태우기, 숲에서 담배 피우기, 전기사고 등 다른 많은 원인이 있지만, 산불이 더 확산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현재 대다수 조림된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는 테르펜이라는 물질이 알코올 성분을 띠고 있어 불에 잘 탄다. 마르지도 않은 솔잎에 불을 붙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불은 나무에 붙어 순식간에 옆 나무들에 옮겨붙는다. 그렇다면 옆 나무들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에 따라 불이 옮겨붙는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숲은 빽빽하다. 밀도가 너무 높다. 생태학자 대다수가 우리 숲이 불에 잘 타는 수종과 밀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강도 높은 숲가꾸기가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으면 숲속에는 빛이 들어가지 못해 숲속 생태계는 망가져 초본류 같은 하층식생이 자라지 못한다. 그랬을 때 비가 오면 산림의 표층침식이 증가한다. 이것이 산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고 산지 재해를 가중한다. 더구나 산불이 난 이후 불탄 숲속 땅은 아주 건조해 있다. 소나무 등 침엽수가 불에 타 토양에 왁스층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가 지나가면 건조한 땅은 집중호우 등의 비가 오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산사태나 침식 등 산지 재해가 가중된다.

침엽수보다는 활엽수가 덜 탄다. 나무껍질이 코르크로 싸여 있어 불에 강하다. 혹자는 코르크가 더 잘 타지 않냐고 하겠지만, 코르크로 실내장식을 한 주택이 불에 훨씬 강하다고 한다. 실제 활엽수로 구성된 숲과 침엽수림의 불타는 속도는 천양지차다. 불을 끄고 난 뒤에도 활엽수는 생존해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았다. 결국 자연으로의 복귀가 앞당겨진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소나무로 이루어진 불탄 숲은 소나무로의 복구보다는 활엽수로의 복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송이라는 경제적 효용이라는 측면만을 고려해 소나무로의 복구를 고집해서도 안 될 것이다. 참나무류 등 활엽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훨씬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불에도 강하다면 더 좋은 방법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다층림을 조성해야 한다. 산림의 숲 함양기능을 증진하고 보다 건강한 숲을 유지하고 생태적으로도 활기찬 숲은 초본층, 관목림, 아교목, 교목이 층층으로 자라는 다층림을 이룬 숲이기 때문이다.

아까시나무꽃이 피면 산불은 끝난다는 말이 있다. 올해만큼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 돌발가뭄에 아직 우리의 숲은 침엽수가 산불에 위험스럽게 노출되어 있고, 빽빽한 밀도에 산불에 취약한 요인투성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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