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백성이 잘 따르게 하려면
[경일춘추]백성이 잘 따르게 하려면
  • 경남일보
  • 승인 2022.05.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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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인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
민영인


중앙에서는 새 정부 주요 부처 인사청문회 준비가 한창이고, 지방에서는 여야 정당의 선발전이 마무리되며 본선에 진출할 대표 주자들도 거의 정해졌다. 매일 온갖 매체를 동원해 후보들이 각자 자신의 포부와 이상을 현란한 문구로 쏟아내고 있는데,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들으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빈부격차가 없고, 교육 취업 복지 등에 있어 마치 이상사회가 곧 실현될 듯하기만 하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로 그들 개인의 추문과 잡음이 더 많이 들리고 있으니, 내 삶이 이전보다 나아지리라는 기대는 애당초 접고, 나아지기보다 덜 나빠지기를 바랄 뿐이다.

논어 ‘위정’ 편에 보면, 노나라 임금 애공(哀公)이 어떻게 하면 백성이 잘 따를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공자가 답하기를 “擧直錯諸枉(거직조제왕), 則民服(즉민복), 擧枉錯諸直(거왕조제직), 則民不服(즉민불복)”이라고 답을 했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고 모든 굽은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며, 굽은 사람을 등용하고 모든 정직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

또한 맹자 ‘만상’편에는, “吾未聞(오미문), 枉己而正人者(왕기이정인자), 況辱己以正天下者乎(황욕기이정천하자호), 나는 자기가 비뚤어졌으면서 남을 바로잡는다는 말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하물며 자기가 욕먹고 있으면서 천하를 바로 잡겠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문구를 우리 위정자들이 새겼으면 좋겠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있겠냐마는 적어도 공직에 앉으려는 사람에게는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또한 이런 사람들이 추천된 것도 문제지만, 이후에 자신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면 핑계나 변명보다 스스로 물러난다면 최소한 염치(廉恥) 있다는 말은 들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염치없는 세상이 되어서인지, 어떻게 삶의 이치와는 반대로 자신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면서, 남에게는 그렇게 가을 서릿발처럼 엄격한가? 물론 착하다는 것만으로 정치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법이나, 편법이 무한정 용인될 수는 없다. 따라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개선하고 개혁할 때 사회는 발전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만약 역사의 기록을 두려워하는 자라면 지금이라도 허물과 과실을 자신을 돌아보는데서 출발하고 스스로 올바르게 세운다면 세상은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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