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바래길을 가다[3]바다 노을길(13코스)
남해 바래길을 가다[3]바다 노을길(13코스)
  • 김윤관
  • 승인 2022.05.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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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보다 반짝이는 바다 '윤슬'의 유혹
 
남해바래길 13코스 바다노을길의 아름다운 모습
‘바다 노을길’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바다를 조망하며 해안가를 주로 걷게 된다.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애저녁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금상첨화 등 여러 수식어가 필요할 정도다.

그렇다고 꼭 노을이 질 때 걸을 필요는 없다. 아침이든 낮이든 태양의 궤적에 따라 달라지는 수려한 해안의 아름다운 본 모습은 노을 그 이상의 감상도 끄집어 낼 수가 있다.

이 길은 해안 쪽 너덜지대와 모래사장을 넘어 바다로 연결돼 조개를 줍거나 미역을 따거나 소라 고둥 전복을 캐거나 할 수 있다. 그래서 여름철 피서객들은 바다에서 각종 해산물을 건져내는 체험을 할수도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찾는 이가 적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유포어촌체험마을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힐링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 길은 과거 남해 어머니들의 삶의 텃밭이자 희로애락이 사무친 마음의 공간이다. 사실은 남해 어머니들과 같은 시기, 같은 하늘에서 비슷한 삶을 살았던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명줄인 호흡기 호스를 바다 속에 늘어뜨린 채 조업하는 어선도 눈에 띈다. 나노 바이오 양성자 등 첨단시대인데 생명의 가장자리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삶은 예나 지금이다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이 길은 작고 소박한 그래서 앙증맞은 해수욕장이 군데군데 나타나 여행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조금 덜 붐벼서 좋고 조금 더 여유 있어서 좋다. 다가오는 여름, 코로나도 끝나가겠다 이시대를 청춘을 만끽할 수 있는 남해 바래길로 뛰어가보자

▲남해바래길 13코스=

출발=새남해 농협 중현지점→노구마을→유포마을→염해마을→남상마을→상남마을→예계마을→남해스포츠파크. 총길이 12.7㎞ 소요시간 4시간∼5시간 소요

 
삼송중 하나인 노구 삼송
농협 중현지점 즉 중현마을에서 출발해 1024번 지방도(하동∼남해)를 가로질러 건넌 뒤 해안 쪽으로 나아간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을 지난다. 문부경 남해군문화관광해설사는 “이 계곡에 참게와 숭어 민물장어가 많이 올라왔던 곳”이라면서 “내륙사람들이 즐겨먹는 참게 등은 바닷가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다”고 했다. 문해설사는 과거 전방에 근무한 장교 출신이다.

다시 1024도로변으로 나와 노구마을에 닿는다. 이·정·고씨의 집성촌인 이 마을은 예부터 문장이 능한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 일제 때 이 지역에 신작로를 내면서 산의 지맥을 끊어버려 지기가 상해 이때부터 큰 인물이 씨가 말랐다한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마을 사람들이 십수년전 솔정교를 놓아 끊어진 지맥을 이음으로서 중앙 정·재·학계에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고 있다 한다. 이 마을에 삼송(세그루의 소나무·군보호수 1995년 9월 지정)이 유명하다. 지맥을 잇기 위해 새로 건립한 솔정교 옆에 자라는 소나무는 1748년(영조 23년)가직대사가 심은 것으로 수령 270년, 높이 15m의 수형이 범상치 않은 소나무다. 천연기념물 445호인 하동 송림을 1745년(영조 21) 당시 도호부사 전천상이 바람 피해를 막기위해 조성한 것이라 하니 송림 소나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심어졌다고 보면 되겠다. 중리·남상마을 소나무와 함께 ‘가직대사 삼송’이라 전해진다. 스님은 남해 명찰 인근 화방사에서 득도해 선행을 베푼 고승이다.

 
지맥을 다시 이은 솔정교


해안 쪽 언덕으로 올라간다. 지나온 아담한 노구마을과 아득히 먼 하늘에 하동 금오산이 보인다. 언덕을 넘어서면 가슴 활짝 펴지는 해안이 나타난다. 물 맑고 깨끗한 황금어장의 명성을 지닌 바다의 등장, 염해마을이다.

첫 번째 미니해수욕장을 걷는다. 모래밭으로 이뤄진 이곳은 만조 시 바닷물에 잠기는 수가 있어 우회해야한다. 여유가 있다면 맨발로 모래사장 위를 걷는 묘미도 일품이다.

 
 
출발 1시간 만에 유포어촌체험마을에 닿는다. 최근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바지락캐기 체험이 가능하다. 수영장은 6월 15일 오픈한다. 밤맛이 나는 단호박이 자라는 밭길을 따라가면 아담한 전경의 염해마을을 만난다. 이 마을 앞바다는 수많은 물고기와 어패류들의 서식 및 산란처로 황금어장을 이루던 곳이다. 지금은 여수와 광양만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어패류 등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바다는 그대로이거늘, 황폐화된 어장을 보는 주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갈 일이다.
 
염해마을
두 번째 해수욕장은 남상리 방파제에서 작장리 방파제까지인데 여러 개의 미니해수욕장이 이어진다.

노을길에는 다소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있었다. 해안에 떠밀려 온 상괭이 사체에서 죽은 지 꽤 됐는지 냄새가 진동했다.

손을 내밀면 닿을 듯한 위치에 작은 배 한척이 동동 떠 있었다. 선장으로 보이는 어부는 색깔이 다른 호스 몇 가닥을 바다 속에 늘어뜨리고 연신 당기거나 놓아주기를 반복했다. 잠수기라는 어선인데 바다 속에는 잠수사가 생명줄과 다름없는 호스에 의지한 채 호미나 분사기 등을 이용해 소라 전복 등 해산물을 채취하는 모습이다. 배 위의 선장과 바다 속 잠수사의 호흡이 잘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잠수기 어선
바래길에서는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일출 전 일몰 후 및 만조 전후 1시간 동안은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출입을 금지한다. 일부 해안 길은 급경사와 돌부리, 나무뿌리 및 낙석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코스 이탈을 금지해야하고 이상 물체 유실지뢰 유해동식물 발견 시는 접촉을 금지하고 면사무소 및 파출소에 신고해야한다. 특히 주민들이 경작하는 농작물과 해산물은 절대 손대는 일이 없어야한다.
 
 
해안 길의 모습은 다양하다. 대부분 날카로운 바위지대이지만 울퉁불퉁한 너덜지대가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장인이나 걸출한 조각가가 깎아서 잘 빚어놓은 듯한 암반지대도 등장한다. 출발 2시간 30분 만에 공룡발자국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암반을 지난다. 이곳의 트레킹은 발목부상 등을 조심해야한다.
 
눈위에 저수지
내륙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하늘금과 같은 위치에 저수지가 보인다. 한 방울의 물이라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식수나 농업용수로 활용하려는 남해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광경이다. 실제 남해에는 원천 재경 율곡 가마저수시 등 총 121개의 저수지가 있다. 요즘은 진주 진양호의 식수를 공급받고 있다.

출발 3시간 만에 이국적인 펜션단지 앞으로 지나간다. 한 때 남해에서 가장 비싼 사용료를 지불해야 출입이 가능했던 곳이라는데 바다 쪽에 미니 해수욕장을 안고 있다.

 
펜션단지
여수가 코앞에 보인다. 2012 여수 엑스포 개최 시 사용했던 상징물과 시설, 초고층 아파트 등이 바래길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이곳은 추후 남해여수 해저터널을 연결할 지역이다. 가깝고도 먼 여수, 이번에 해저터널건설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내년 착공 후 2027년 건설이 완료되면 기존 우회시 1시간 20분에서 직통으로 10분만에 오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총사업비는 약 6800억원, 전체 7.3㎞ 중 절반 이상인 4.2㎞가 바다 속 터널로 건설된다.

영호남 물류 및 산업 기관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공동 생활권의 확대로 남해안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예계방파제를 끝으로 산으로 올라 출발 4시간 만에 중현마을 출발지에서 건넜던 1024번 도로에 다시 올라선다.

모롱이를 돌아서면 발 아래 스포츠인들의 동계훈련지로 각광받는 남해 스포츠파크가 다가선다. 1998년부터 33만㎡부지에 인근 광양제철소의 준설토를 매립해 스포츠파크 시설을 지었다. 군민과 관광객이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운동휴양지와 프로팀의 겨울철 전지훈련장으로 거듭났다. 축구장 야구장 트레이닝센터 어린이놀이터 호텔 파크골프장 시설이 있다.

김윤관기자

 
 
 
 
청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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