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현장칼럼]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 문병기
  • 승인 2022.05.04 15: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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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서부취재본부장)
문병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항공우주청’ 사천 설립이 확정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물로, 사천은 물론 경남지역은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경남은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요람이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행히 새 정부는 항공우주산업을 국가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철저히 준비하고 변화시켜, 더 높은 곳으로의 비상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뉴 스페이스’가 시대의 흐름이다. 항공우주청 설립 공약에서 보듯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육성 의지도 각별하다. 항공우주산업의 도약은 국민적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스마트 폰과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업종의 수준에 도달할 경우, 국가 전체의 신성장 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안보 측면에서도 항공우주산업은 핵심 자산이다. 미국의 영향력이 세계 1위를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데는 항공우주기술이 깔려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을 기회로 바꾸려면 명확한 현실 진단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앞 다퉈 투자에 나섰던 1990년대 중반까지도 우리 항공 산업은 국제공급망의 6~7차 하청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괄목할만한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불과 4반세기 만에 4.5세대 고유모델 전투기(KF-21)를 독자 개발하고, 발사체와 위성을 자체 제작할 만큼 항공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수준과의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도약을 위해서는 ‘항공과 우주는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누구나 강조하는 뉴 스페이스는 올드 스페이스의 기반 없이 불가능하다. 올드 스페이스 역시 항공기술이 대기권을 뚫은 결과물이다. 너나없이 뉴 스페이스를 외치는 현실 이면에는 과다 경쟁으로 인한 낭비와 시장 실패가 도사리고 있다. 우주개발 선진국인 프랑스와 일본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면 분명한 답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이 있다. 당장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무는 게 우선 과제다. 산업부는 육성정책을 담당하나, 정책 수단이 부족하다. 국방부는 소요를 제기하고 예산을 집행하지만 산업 파급효과 분석에 대한 관심은 후순위다.

또한 정부와 민간의 역할 재조정이 필수적이다. 출연연구기관 주도 방식은 한정된 예산의 독식, 도식적인 성과평가 시스템과 맞물려 도전적 과제에 대한 발굴이 크게 적어졌다. 업체도 첨단기술을 축적할 기회를 잃었다.

여기에 항공MRO(유지·보수·정비) 통합을 서두를 필요도 있다. 해마다 해외정비 비용만 1조 8000억원에 이른다. 항공운송은 세계 6위지만 국내 MRO 비중은 민수의 46%에 불과한 탓이다. 항공사는 운항에 집중하고 MRO 회사들을 통합하는 방안이 최상의 육성책이다. 군의 MRO 물량의 민영화라는 ‘예고된 축복’도 있다. 두 가지 현안이 풀리면 세계 5위권 항공정비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많다.

항공우주산업의 최대 매력은 2~3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KAI가 생산하는 국산 경공격 전투기 FA-50이 미 공군 전술훈련용 경전투기(350대)와 해군 고등훈련기(150대)를 수주할 경우 세계시장에 1000대 수출도 가능하다. 한미동맹과 항공 산업, 미래 첨단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킬 세 장의 빅카드가 FA-50에 내장된 셈이다. 그만큼 항공우주산업은 미래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성공할 수 없고, 기회는 그냥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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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 2022-05-05 02:45:36
우주를 이야기 하랬더니 절반을 비행기 수리에 할애했네ㅋㅋㅋㅋ이런데도 무슨 항공우주청이 사천이냐? 국가 최대 씽크탱크 대전으로 변경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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