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지방자치인가, 중앙정치의 예속화인가?
[경일춘추]지방자치인가, 중앙정치의 예속화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2.05.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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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인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
민영인


지방자치는 조선시대 향약의 자치규약을 봐도 우리나라에서 그 역사가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에도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방자치제가 있었다. 1948년 11월 17일 법률 제8호로 ‘지방행정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공포된 이후 1961년 5월까지 3번의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그러나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위원회가 포고로 전국의 지방의회를 해산시키고, 5월 22일 국가재건최고회의 포고 제8호로 읍·면에서는 군수, 시에서는 도지사, 서울특별시와 도에서는 내무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집행하도록 하면서 임명직 중앙집권제가 시행됐다. 이후 30여 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제9차 개정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의원선거법에 따라 1991년 3월 26일 지자체 선거가 시작되며 지방자치가 부활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지방자치법의 전면 개정으로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를 실현하고자 하지만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중앙의 통제하에 있어 말뿐인 자치가 되고 있다.

이번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 잡음이 이토록 심한 적이 있었던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지역에서는 막대기만 꽂아도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니까 후보자가 지역민의 마음을 얻기보다는 칼자루를 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환심을 사는 데만 매달리고 있다. 이러니 ‘밀실공천’, ‘야합공천’, ‘막장공천’이라는 표현이 난무한다. 말로는 지방자치를 풀뿌리민주주의라고 하지만 실상은 힘없는 풀뿌리는 그냥 짓밟히고 뿌리조차 내리지도 못하고 있다.

기초자치에 중앙당의 공천이 왜 필요한가? 그 이유는 중앙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들에게만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안 그래도 혈연 지연 학연 등으로 얽히고설킨 좁은 지역에서 선거가 끝나도 반목과 질시가 이어져 원수가 되는 일이 다반사인데, 공천 줄 세우기까지 하니, 모두들 왜 이런 선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원성이 자자하다.

맹자는 민본정치를 주장하며, 진심 하편에서 ‘民爲貴(민위귀), 社稷次之(사직차지), 君爲輕(군위경)’을 강조했다. 백성이 가장 중요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가 가장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이지 않는가.

여기에는 시스템의 문제가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 유권자의 책임이다. 구조적 문제는 개선이나 보완을 하면 되니까, 우선 기초자치에는 정당공천제를 전면 폐지하고, 또한 유권자는 냉정하게 표로써 심판한다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선거판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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