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文 정부가 떠넘긴 청구서, 尹 정부 뒤치다꺼리
[경일시론]文 정부가 떠넘긴 청구서, 尹 정부 뒤치다꺼리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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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위원)
대통령 탄핵·파면으로 탄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며 대화,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에 많은 감동을 줬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대통령에게 힘이 쏠린 ‘제왕적 청와대 정부’였다는 비판을 보면 약속은 공수표가 됐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호언장담,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웠나에도 의구심이 든다. 적폐청산, 내로남불로 국민통합과 국가경쟁력은 추락했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훼손됐다. 오히려 정략적 유불리만 생각, 갈라치기·분열·갈등을 키우는 데 열중했다. 마지막 대담도 전직 대통령의 지식과 경험을 전하기보다 새정부의 비판과 궤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도 60%가 반대하는 ‘꼼수 검수완박’ 등 180석의 ‘제왕적 입법독주’인 거야(巨野)의 횡포로 자신들의 공약이라고 밀어붙였다. 또 발목잡기로 총리도 없는 반쪽 내각의 새정부가 출범했다. 대선의 승리가 어느 쪽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외교도 임기내내 표류, 국가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북한에 굴종했고, 군사 주권마저 양보, 중국 눈치보기에 바빴다. 한미동맹을 훼손, 외교를 국제사회의 외톨이로 만들었다. 더 이상 이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 국민들은 보수, 진보 10년 주기를 깨고 20년 장기집권 꿈이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선택, 국민의힘은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문 정부가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정계 입문 8개월에 불과한 정치신인 윤석열 후보에게 0.73%의 박빙 차로 정권을 빼앗겼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뒤집기도 한다’는 ‘재주복주(載舟覆舟)’의 ‘민심 무서움’의 결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전국 단위 선거 4연승으로 기고만장과 ‘졌잘싸식 불통 사고론’ 10년, 20년 후도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

문 정권은 ‘착한 부채’ 정치 구호 속에 나랏빚을 늘려 지출을 확대하면 외려 성장을 저해,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빚의 복수’를 부를 것이란 경고를 무시했다. 코로나를 빙자, 표를 위한 돈 뿌리기 포퓰리즘 선심 정책은 막대한 국가부채에 의해서만 뒷받침될 수 있음도 증명됐다. 퍼주기로 660조 원이던 국가부채가 1064조 원으로 늘어났다. 막대한 빚으로 성장, 복지를 떠받치는 경제의 말로는 자명했다. 1987년 민주화 후 가장 많은 10번 추가예산 편성으로 국가채무가 400조 원이 늘었다. 가계빚이 2100조 원,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기업, 공기업, 개인이 줄줄이 빚쟁이가 됐다. 자신의 공적 역할과 책임을 되돌아보지 않은 채 실패 정책은 쏙 빼고, 마지막까지 ‘셀프 자화자찬’과 새 정부에 몽니와 충돌이 이어졌다. 문 정부의 검증되지 않은 정책 과속으로 국민, 기업들이 떠안고 있다. 윤 정부는 외교안보, 탈원전, 부동산 폭등, 일자리, 민심과 괴리가 있는 ‘검수완박’ 강행, 공무원 13만 명 증원 등 실패한 정책들을 수정, 폐기, 그와 다른 길을 가야 한다. 경제정책은 기업이 다시 뛸 수 있는 시장 중심이 돼야 한다. 물가, 금리, 환율 등 3고의 복합위기에 처한 빨간불 경제지표 비상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 예상과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소비자물가도 5%대로 육박,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란 슬로건으로 어제 출범한 윤 정부는 미래를 위해 바로 잡아야 할 곳이 많아 승리를 기뻐할 시간이 없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도 진정 변화한 수권 정당인지 실력을 보여야 한다. 내달 1일 지방선거에 여야는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7곳 보선 승패는 여야 정권의 앞날이 결정된다. 어느 쪽이든 승패에 따라 정계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상공인 지원, 기초연금 인상, 출산급여, 병사 월급 상향, 공적연금 적자 등 지출해야 할 복지공약이 즐비하다. 문 정부 등 잘못된 집행으로 떠넘긴 매년 17조 원의 사회보험 폭탄 등 청구서가 한꺼번에 윤 정부로 날아들고 있다. ‘생색은 문 정부가 다 내고 뒤치다꺼리’는 모두 윤 정부 몫이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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