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경일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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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고영실



지난 2년간 전 세계인의 발목을 잡았던 코로나19는 여행 뿐만 아니라 집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마음 놓고 다니지 못하게 하고 우리를 서럽게 가두었다. 언제 끝이 날까 하고 하루 하루를 버티다 보니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나갔다. 매일 매일의 고통은 소리 없는 세월만 남겼다. 그러나 그 세월은 결코 헛된 세월은 아니었다.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해제하고 실외 마스크까지 해제한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제일 먼저 하늘길이 열린다. 2년여간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심리가 폭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 버튼을 누르고 있다. 해외 항공권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87.6% 급증했고 전국 호텔, 리조트 등 국내 숙박 예약이 전월 동기간보다 80% 증가했다. 코로나19는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니 보복여행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보복은 별 좋은 어감이 아니다. 보복소비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하듯 한꺼번 분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성인 남녀 5명 중 2명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치스러운 소비로 해소하는 이른바 보복소비로 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보복소비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우울함이 깊어져 원하는 물건 사기로 해소하려고 한다는 답변이 50% 넘게 나왔다. 보복여행도 보복소비와 비슷한 감정으로 코로나19로 여행에 목말랐던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행이라고 하면 우리를 항상 설레게 한다. 일탈, 자유, 해방이라는 단어가 먼저 연상되고 현대인에게는 가장 매혹적인 행위가 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여행을 갈망하지만 여건이 맞지않아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젊었을 때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중년에는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시니어가 되니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도 못 떠난다, 왜 그럴까 건강이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재미있고 즐거운 일도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 건강하게 즐기면서 살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노자는 쾌식(快食), 쾌변(快便), 쾌면(快眠)을 건강의 삼쾌(三快)라 하여 건강의 기본이고 필수적인 요건이라 했다. 여기서 삼쾌의 공통점은 쾌(快)다. 상쾌하고 즐겁고 개운해야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행위를 할 때보다 행위 후의 상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난 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 더 상쾌하고 개운해야 완전한 쾌(快)가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뒤끝이 좋아야 만사형통 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모습도 그렇다.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뒷모습은 자신은 볼 수 없는 타인에게만 열린 또 하나의 모습으로 그 어떤 것으로도 감추거나 꾸밀 수 없는 참다운 자신의 모습이다. 사람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만날 때 보다 헤어진 후의 감정이 좋아야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런데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하면서 돌아서면 비난하는 사람으로 돌변하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어서 말이다. 뒷모습은 배려다.

조선 후기 문신 이양연이 지은 야설(野雪)에는 '눈밭 속을 걸어가더라도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라고 했다.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역대 대통령의 뒷모습은 이름답지 못했다. 부디 이번 대통령은 뒷모습이 아름다운 대통령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가 말했듯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보이는 부분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일 것이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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