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진주는 호반의 도시다
[경일포럼]진주는 호반의 도시다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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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규홍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임규홍


진주는 호반의 도시다

진주에 와 산 지가 이제 45년 됐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진주를 사랑하는 진주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가는 곳마다 진주를 자랑하곤 한다. 사실 진주는 전국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몇 번째로 손꼽힐 수 있는 좋은 도시다. 도시 가운데로 흘러가는 아름다운 남강이 있고, 애국 순국 얼이 어려있는 촉석루, 진주 가까이 있는 한국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 한려수도 남해, 진양호 호반, 문화나 교육 수준, 의료 복지시설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잘 갖추어진 도시다. 그래서 다른 곳에 여행이라도 가게 되면 만나는 사람에게 늘 진주에 가본 적이 있는지, 진주하면 무엇이 생각나는지를 묻곤 한다. 그러나 진주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예상외로 드물다. 기껏 촉석루와 논개가 있다거나 교육도시 정도로 알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은 ‘진주라 천 리’라는 말을 하면서 멀고 먼 남쪽 작은 도시쯤으로 알고 있다. 남강이 있는 줄도, 진양호가 있는 줄도 잘 모른다. 더구나 한국에서 나오는 실크의 70%가 진주에서 나온다는 것은 당연히 모르고 있다. 그래서 남쪽을 찾는 관광객들도 통영이나 남해, 거제로 가면서 진주는 스쳐 지나가는 도시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진주는 역사와 자연의 도시다.

역사는 진주성과 촉석루가 있고, 자연은 도시 가운데로 흐르는 남강과 아름다운 진양호가 있다. 특히 진양호에 갈 때마다 아름다운 풍광에 늘 감탄한다. 70년대만 해도 남녀 쌍쌍이 진양호에서 뱃놀이를 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귀곡동에 들어가 산딸기를 사 먹으면서 봄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그 뒤 어느때부터인지 진양호가 상수원보호지역이라 개발이 제한되면서 아름다운 진양호는 잠자는 호수로 바뀌었다. 배를 타고 가까이 있는 섬에도 갈 수가 없게 되었고, 호수도 유람할 수 없게 되었다.

진양호 안에 지금도 까꼬실이라고 하는 마을과 백두대간 끝인 꽃동실이 있다. 까꼬실, 꽃동실 이름만 들어도 아름다운 곳이다. 실향민들에게는 애환이 담긴 그리움의 고향이고, 추억의 고향이다. 최근 진주시에서 까꼬실을 개발해 곳곳마다 걷기 좋은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이제 진양호의 아름다운 얼굴을 누구에게나 내보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실향민의 슬픔을 외롭게 지켜왔던 황학산, 분토봉, 갈마봉도 많은 길손들이 찾을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물안개 핀 진양호, 호수에서 보는 지리산 자락과 아름다운 석양, 연록빛 눈부신 수양버들이 가득한 진양호, 진수대교와 호수에서 보는 양마산, 봄이면 흐트러지게 핀 진양호변 겹벚꽃! 이 아름다운 진양호를 배를 타면서 모두 즐길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아야 하고 우리 식수원인 진양호 물을 보호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진주시와 수자원공사가 머리를 맞대어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았으면 한다. 탐방 인원을 철저히 예약제로 제한하고 해설사를 두어 자연생태탐방이나 수자원탐방 또는 수몰지역사탐방 등의 창의적인 기획으로 배를 타고 진양호를 한 바퀴 돌아 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까꼬실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진주의 자랑이자 진주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관광자원인 진양호 호반! 이제 아름다운 호반 진양호를 살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았으면 한다. 최근 개발하고 있는 진양호공원 조성 사업과 함께 진양호를 진주 관광의 중심지로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더 이상 우리 진주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 과거에 멈추어 있는 곳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찾아와 머무는 진주,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진양호 호반을 많은 사람들이 관광할 수 있는 멋진 진주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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