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단톡방, 쪽지가 왔어요] "적당한 삶과 평균의 함정"
[교사 단톡방, 쪽지가 왔어요] "적당한 삶과 평균의 함정"
  • 임명진
  • 승인 2022.05.1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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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청중 김경수 교사
 
지인들이나 친구들, 학생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적당하고 무던한 사람을 만나는 게 좋지.”

“동생이 공무원 합격을 했는데 이번에 적당한 직장을 가지게 되어서 한숨 놓았네요.”

그런데, 우리는 ‘적당한’이라는 표현의 무서움을 잊고 살아간다. 적당하다는 표현부터가 주관적일 뿐만 아니라, 적당하다는 그 기준을 단순히 일률적으로 계산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적당하다’는, 아주 모호한 기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판단하고는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무서운 표현이 있는데, ‘무던하다’는 것이다. 한 인간에 대해 ‘무던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나 많은지 그 범용성에 대해 새삼 놀라게 된다. 비단 사회적 지위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직업, 재력, 공감 능력, 포용적인 성격, 외모, 패션 센스, 취미, 해당 집안의 가풍 등등….

또, 연애나 결혼, 단순히 사람을 만남에 있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무던하다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평균의 함정’에 빠지고는 한다. 무던하다는 것을 단순히 상위 50% 라고 추정해보아도 각자가 독립적인 변수에 가깝기 때문에 서로 곱함으로써 확률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무던한 직업, 재력, 공감 능력, 외모라는 네 가지 조건만 적당히 갖추었다고 계산해도 그 확률은 1/2⁴, 백분율로 환산 시 6% 대로 떨어지게 된다. 물론 취미나 패션 센스 등 상관 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 요소가 존재할 수 있으나, 사람이 저 정도의 기준만 가지고 판단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여기서 ‘평균적인 남자, 무던한 여자’의 함정이 나온다. 우리가 연애나 결혼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해 얼마나 까다로운 기준을 놓고 보는지, 그리고 너무 많은 분야에서 무던하다는 기준으로 자신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다. 또, 학생들에게도 무던하고 평균적인 ‘보통의 삶’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자신의 장점을 찾고 가꾸어 나가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게 어떨지 생각해본다.

다음으로 진주 삼현여자중학교 서강현 선생님에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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