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차(茶)와 다도(茶道) 이야기
[경일춘추]차(茶)와 다도(茶道)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22.05.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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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강신웅 명예교수


전통차에 대한 소중함과 그 가치를 알리는 행사나 각종 모임들이 개최되고 있다. 특히 지리산에 인접한 서부경남의 중심지인 진주 사천 그리고 하동지역에서는 전통 차의 산업화와 홍보를 위한 축제까지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전통 차에 대한 관심이나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오랜 기간 ‘차고전(茶古典)과 차시(茶詩)’에 대한 강좌를 진행해 왔던 경험과 선대 명현들이 남긴, 차 관련 고전과 문헌들을 바탕으로 차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전통 차는 중국에서 유래됐다. 춘추전국시대에 세계 최초의 약물학(藥物學)서적 신농본초경에 ‘신농은 백가지 풀의 맛을 보고 하루에 72가지의 독을 먹었지만 그 모든 독을 차로 해독했다’라고 기록돼 있다. 신라 선덕여왕이 차를 마셔오다가, 흥덕왕 3년(828년)에 김대렴이 당에서 차 씨를 최초로 가져와 지리산에 심게했다는 기록이 있다. 차 문화는 고려 시대에 흥했다가 조선시대 때 배불사상으로 주춤했다.

한자 차(茶)는 풀(艸), 사람(人), 나무(木)으로, 결국 차는 ‘사람을 살리는 풀이나 나무를 뜻한다’ 라고 풀이된다. 설이나 추석 때 올리는 제사를 차례(茶禮)라고 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사를 지낼 때에는 항상 차를 올렸다고 전해진다.

정약용은 자신의 호를 다산(茶山)으로 지었으며, 차를 마시면 흥하고, 술을 마시면 망한다는 뜻의 ‘음다흥(飮茶興), 음주망(飮酒亡)’이라는 말까지 남겼다. 다도는 인간 본연의 기본적인 생활철학이다. 마시는 음료인 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차가 상징하는 것을 동양 삼국에서는 다도라고 말해왔다. 도(道)란 길이라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방법이라는 의미도 있고 또는 반드시 준수해야 할 덕(德)이나 만물의 근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통상 ‘다도’는 덕이나 근원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그 덕이나 근원이 곧 차의 정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도란 하나의 상징이다. 다도정신은 중정(中正)에서 비롯됐다. ‘중정’에서의 ‘차인은 모든 일에 지나쳐서도 모자라서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또한 자기의 분수를 정확하게 알고 지키라는 말이기도 하다. 동시에 차인은 지나친 개인의 욕심과 허영심을 버리고 너무 과격하거나, 독단적이 돼서도 안 된다는 의미가 있다. 결국 우리나라의 다도인, 중정의 정신은 ‘모두가 가까운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항상 따뜻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인간 본연의 생활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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