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염원 복숭아씨’ 대성동고분군 무덤서 출토
‘불로장생 염원 복숭아씨’ 대성동고분군 무덤서 출토
  • 박준언
  • 승인 2022.05.18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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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성동고분군 무덤, 4세기 부장 풍습 최초 확인
금관가야 귀족들의 집단 무덤인 김해 대성동고분에서 출토된 항아리에서 금관가야인들이 불로장생을 염원하며 함께 묻었던 ‘씨앗’ 등 부장품들이 발견됐다. 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은 ‘가야유적 발굴유물 학술조사’ 과정에서 단일 고분 최대 수량의 ‘복숭아씨’와 ‘오이속(박과에 속하는 덩굴식물 속의 하나) 씨앗’이 출토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학술조사는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의 하나다.

발견된 복숭아씨는 지난 2001년 조사된 대성동고분군 제41호 덧널무덤 속에 있던 높이 51cm 정도의 큰 항아리 안에서 나왔으며,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4세기대로 추정된다. 항아리 발견 당시에는 속에 있던 부장물을 확인하지 못하다 이번에 재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복숭아씨와 함께 오이속 종자, 돔뼈 등이 출토돼 당시 무덤의 주인이 여름에 사망해 장례가 치르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유기물 분석 결과 다양한 크기의 재배 복숭아가 과실 상태로 함께 묻은 것으로 추정되며, 4세기대 고분에서 복숭아를 과실 상태로 부장하는 풍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덤 안에 복숭아를 부장하는 풍속은 평양에서 발굴된 ‘채협총’과 ‘정백동 19호분’ 등 중국 한문화의 영향을 받은 낙랑 무덤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 지산동고분군, 창녕 송현동고분군 등 5세기대 고분군에서 15점 미만의 소량으로 출토된 예가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대성동고분군 항아리에서는 340여점이 한 번에 나와 출토량에서도 압도적이다.

복숭아는 벽사의 의미, 주술적, 의례적 성격을 지니며 ‘서왕모의 반도’ 설화와 관련해 장수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내세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던 금관가야인들은 다음 생에서 현세에서의 명성과 평안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많은 유물과 함께 순장자를 안치하고 복숭아를 부장해 불로장생을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복숭아는 벽사의 의미, 주술적, 의례적 성격을 지니며 ‘서왕모의 반도’ 설화와 관련해 장수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내세에도 삶이 이어진다고 믿었던 금관가야인들은 다음 생에서 현세에서의 명성과 평안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많은 유물과 함께 순장자를 안치하고 복숭아를 부장해 불로장생을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언기자

 
김해 대성동고분군에서 출토된 금관가야 시대 항아리와 복숭아씨 등 부장품. 사진제공=김해 대성동고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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