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 CEO 경제포럼 지상강좌]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자문역
[경남일보 CEO 경제포럼 지상강좌]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자문역
  • 강민중
  • 승인 2022.05.22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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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경제적 관점으로는 상거래의 수단에 한정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사유재산이 없었던 원시공동체 사회부터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축의금’ ‘조의금’에 돈의 기원이 담겨있습니다. ‘기억 선물 축하’의 수단, 즉 돈은 우리의 마음을 기억하는 수단인 것입니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자문역은 지난 19일 진주 동방호텔 1층 하모니 볼륨 홀에서 ‘제1기 경남일보CEO경제포럼’ 첫 강사로 나서 ‘돈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과거 2000년 세계 금융사를 조명했다.

또 최근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비관적 입장을 보이며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날 차 자문역은 돈의 기원과 역사, 자본의 흐름,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 가상자산, 인플레이션 등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갔다.

그는 과거 동·서양 화폐사상의 차이가 동서양의 흥망성쇠를 가를 정도로 인류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자문역은 “한·중·일의 화폐 사상은 돈은 곧 황제나 왕이 만드는 것으로 왕권을 중시한 반면 서양은 시장을 중시했다”며 “이러한 화폐사상이 조선건국에도 영향을 미쳤고, 2차 대전 나치를 만드는데도 화폐사상이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차 자문역은 현재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위험 자산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하나로 묶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암호자산 전체를 정부가 보호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루나 사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하는 범죄와 같다”며 “블록체인 기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종의 사기와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업은 라이센스를 받아 해야 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장 범죄가 되기 쉽다. 이미 세계 금융시장에는 40년 전부터 CMA 등 이와 비슷한 형태의 상품이 존재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위험하다고 경고했는데 루나 사태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혁신적이거나 신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화폐가 아니라 것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 중 NFT분야의 경우 세계 미술계에서 새로운 예술형태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투자에 앞서 장기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 자문역은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화폐의 3가지 핵심요건인 지급수단, 가치저장수단, 계산 단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인 ‘계산단위’의 요건을 절대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계산단위에 비트코인을 접목해 세금을 걷고 예산을 집행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자문역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돈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개념의 질문을 재차 던지며 강의를 마쳤다.

강의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국은행 CBDC 발행과 올해 금리인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차 자문역은 “한국은 CBDC 발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CBDC 발행은 중국을 제외하면 관심 있는 나라가 없다. 법률·기술·경제적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CBDC 발행은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을 무시하고 교통카드 사업을 한다는 것”이라며 “CBDC 발행을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스마트폰이나 PC가 있어야 하거나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무작정 그걸 강요하는 것은 국가의 행포다. 그걸 생각하지 않는 중국만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금리인상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금리인상 보폭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남일보CEO경제포럼은 오는 26일 오후 7시 동방호텔에서 김광기 ESG 경제연구소장의 ‘ESG, 죽음의 경제에서 생명경제로’를 주제로 한 3주차 강의로 이어간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지난 19일 진주 동방호텔에서 열린 ‘제1기 경남일보CEO경제포럼’의 첫 강의에 참석한 원우들과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이 강의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건 인턴기자
지난 19일 진주 동방호텔에서 열린 ‘제1기 경남일보CEO경제포럼’의 첫 강의에 참석한 원우들과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이 강의가 끝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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