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에게 새 생명 주고 하늘로…거제 헬기 추락 사망 정비사
4명에게 새 생명 주고 하늘로…거제 헬기 추락 사망 정비사
  • 박철홍
  • 승인 2022.05.24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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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씨,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 결정
지난 16일 거제 선자산 정상 부근에 추락한 헬기에 탑승했던 30대 정비사가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새명을 주고 눈을 감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거제 선자산 헬기 추락 사고로 크게 다쳐 치료를 받던 정비사 박병일(36)씨가 지난 19일 심장, 간,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고 24일 밝혔다.

박 씨 아버지는 “7년 전 암 투병 끝에 큰 딸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고, 하나 남은 아들마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며 “어디선가 몸 일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기증을 못 받아 임종을 앞둔 또 다른 자식과 이웃을 살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사고 헬기는 지난 16일 선자산 등산로 정비에 필요한 자재를 옮기는 작업을 하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3명이 2시간여 만에 구조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지만 기장이 숨지고 박 씨와 부기장은 크게 다쳤다. 병원 도착 직후 뇌수술을 받은 박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두부 출혈에 의식이 없던 상태였고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았다. 구조에 오랜 시간이 걸려 소생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놓쳤다.

충북 음성군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항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육군 항공대 부사관이 됐다. 7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한 박 씨는 헬기 정비사로 5년가량 일했다.

박씨는 미혼으로 직장에서 잡아준 통영의 숙소에서 홀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6개월 간의 파견 근무 중 복귀 일주일을 앞두고 참변을 당했다.

박 씨는 본인이 소망하던 충북 소방서 입사를 위해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고 최근 서류 면접 통과를 마치고 6월 구술 면접을 앞둔 상황이었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4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고(故) 박병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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