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그 나물에 그 밥
[천왕봉]그 나물에 그 밥
  • 경남일보
  • 승인 2022.05.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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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지리산도 이제 완연한 초록으로 뒤덮였다. 꽃 향연이 펼쳐지는 연분홍 철쭉 아래로 갖가지 산야초가 경쟁하듯 솟아올라 까치 발로 다녀야 할 정도다. 지난 주말 천왕봉 북사면 쪽 중봉 써리봉 치밭목 일원의 경이로운 풍경이다. 산나물의 제왕이라는 곰취에 곤달비, 참나물, 단풍취, 취나물, 원추리, 당귀 같은 산야초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유혹하듯 산객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지리산 산야초는 무기질의 보고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중에서도 깊은 산중의 곰이 먹는다는 곰취는 칼슘과 칼륨이 많아 산성체질을 개선해주고 노화를 방지하며 암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다른 나물과 격이 다르다. 생으로 쌈을 싸 먹으면 쌉쌀하면서도 오랫동안 입안에 향기가 가득 남아 으뜸으로 친다. 당귀 참나물 취나물도 지리산 산야초의 대표 군이랄 수 있다.

▶지리산 산야초는 종종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생김새가 흡사한 독초를 약초로 오인해 발생하는 사고다. 곰취와 비슷한 동의나물, 당귀를 닮은 지리강활(개당귀)이 대표적인 독초로 분류된다. 지리산 치밭목 세석 벽소령 등지에서 독초를 약초로 잘못 알고 섭취했다가 변을 당하는 일이 해마다 생겨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꼼꼼히 살펴야지 함부로 손 댈 일이 아니다.

▶6.1 지방선거가 엿새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표현이 회자된다. 누구를 찍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선거, 이제는 유권자 스스로 배격해야 한다. 곰취 대신 동의나물을 골라서야 되겠는가. 생김새가 닮았다고 다 약초는 아니다. 몸에 좋은 약초를 고르듯 후보자의 공약을 따지고 살펴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우리의 삶이 나아진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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