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93)
강희근 교수의 경남문단 그 뒤안길(593)
  • 경남일보
  • 승인 2022.05.2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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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진주지역의 학교 교가 누가 많이 작사했나?(6)
지나간 원고 중에 진주고등학교 교가 작사자 박두석을 ‘진주의 교가’ 권말에서 뒤늦게 발견하고 이에 덧붙이고자 한다. 박두석(1921-1998)은 연극인이요 교수요 기자였다. 진주 내동면 삼계리 출생으로 중안초등학교,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진주고 국어교사 이후 경남대학교, 부산상대 교수를 지냈으며 진주에 직조회사를 설립 운영했다.

그는 이병주 등과 극문학연구회를 만들어 연극운동 등 문화운동을 펼쳤다. 1948년 부산으로 이주하여 ‘문화 타임즈’에 기고를 하면서 이상근, 김수돈, 정진업, 이주홍 등과 교분을 가졌다. 1957년 부산일보 상임논설위원과 주필, 1958년에는 부산영화평론가협회를 조직하여 초대회장을 맡았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박두석은 김정한과 함께 부산대학교에서 해직되어 1962년 부산일보 이사 겸 편집국장을 지내고 부산 연극계와 인연을 맺었다. 박두석이 창단한 부산극단은 김영송의 ‘소극장69’, 차재원의 ‘계절극회’, 설상영의 ‘입체극장’ 등과 함께 1960년대 소극장운동을 주도하면서 연극사에 발자취를 남겼다. 이 정도의 활동가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와 연관되는 지역의 인물들이 지역사의 중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조시인 박재두는 진성초등학교 교가를 지었다. “월아산 솔바람에 몸을 다듬고/ 푸르른 남가람에 마음을 씻어/ 가슴에 피어오른 이상의 꽃은/ 나라를 지켜나갈 힘이 되리라/ 슬기의 보금자리 우리 배움터/ 그 이름 빛내리라 진성 어린이” 표현이 시인의 간드러진 가락을 타고 있다. ‘솔바람에 몸을 다듬고’ ‘가슴에 피어오르 이상의 꽃’은 시인이 다듬어온 시적 이미지들이다. 그냥 가사 작사만 하는 사람과는 질이 다르다.

박재두(1936-2004)는 통영 사량도 출생으로 부산사대 미술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였고 삼현여고 교장을 지냈다. 196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에 당선되어 등단하고 경남지역 시조동인 ‘율’을 창간하고 활동했다. 이호우문학상, 이영도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진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1970년대 진주에서 창간한 ‘문예정신’ 초대 주간을 지내고 시집으로 ‘유운연화문’과 유고 전집이 간행되었다. 삼현여자중·고교가 개교되면서 공립학교 교사를 그만 두고 삼현여중·고 교장에 이르도록 진주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그는 70년대 진주시인 트로이카라 불렸던 김석규, 강희근 등과 초빙된 김상옥 선생, 박재삼 선생과 격의없이 어울렸다. 그 자리에는 언제나 최재호 선생이 자리를 마련하고 이끌어주었다.

진주지역 초등학교 교가 작사는 시조시인들이 다수 관여하고 있음을 본다. 그들은 이문형, 정현대, 강경주, 김성영 등이다.

이문형은 가람초등학교 교가를 지었다. “두류산 줄기 뻗어 연봉 푸르고/ 논개 쓰신 남가람이 마음을 씻는/ 내일의 일꾼은 가람 어린이/ 굳세고 바르게 꿈을 키우자” 이 가사는 여늬 작사가에 의해 씌어진 것과는 차이가 난다. 교명과 남가람이 일치하므로 ‘논개 쓰신 남가람’이라 한 것이 돌출적이다. 논개가 남가람에 몸으로 글을 썼다는 뜻으로 표현된 것일까? 의미가 좀 난해한 편이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인 가사가 아니라 눈길을 끈다. 이문형은 시조작가로 고성 출생이다. 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했고 시내 초등학교 교사로 시조단에서는 중견이었다.

강경주는 동진초등학교 교가를 작사했다. “남강물 흘러 흘러서 선학의 나래 펼치고/ 동진의 기상 푸르라 새하늘 열린다/ 모이자 손잡고 희망과 꿈을 펼치자/ 조국 강산 노래하는 꽃들 새들이여” 비교적 가사에 나오는 도구들이 선학의 나래, 꽃들, 새들이다. 어린이처럼 미래지향이고 아름답고 날아다닌다. 강경주(1953- )는 하동에서 나고 진주교대를 나왔다. 1984년 현대시조에서 이우종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성파시조문학상, 남명문학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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