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마른 5월가뭄에 속 타는 농심
바짝 마른 5월가뭄에 속 타는 농심
  • 이은수 김영현
  • 승인 2022.05.31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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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일부지역 모내기조차 못해
과수·밭작물도 생육부진 심각
도·농어촌공사 농수공급 안간힘
최근들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남지역 대다수가 모내기가 한창인 가운데 일부 지역은 물이 없어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사천시 서포면 다평리에서 40년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류성진(62세)씨는 논 물대기가 힘들어 손을 놓고 있다.

류씨는 20일 전, 논 면적 9000평 중 2000평에만 우선 이앙(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 논에 옮겨 심음)했다. 5월 중순부터 모내기 적기인데 적기가 다가왔지만 논에 물이 충분하지 않아 모든 모를 이앙하기에는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2000평 면적에 우선 이앙한 모는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대부분 죽어가는 상태다.

류씨는 “비만 온다면 장마철에라도 모내기를 할 것”이라며 “장마철에 모내기를 한다면 수확량이 30%이상 줄어든다”고 체념한 모습을 내비췄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올해 도내 강수량은 206mm로 평년의 51%(369mm)밖에 되지 않는다. 비상급수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지역의 농가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서포면은 하동 청암댐에서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댐에서 마을까지 공급 거리가 먼데다 가뭄까지 겹쳐 류씨의 농가에는 물이 닿지 않는다. 또 청암댐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하천은 매 말랐고 인근에 저수지도 없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서포면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 지하수를 뚫을 경우 바닷물 유입 가능성이 커 지하수도 뚫지 못하고 있다.

5월 가뭄은 밭 농사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두 등 유실수와 호박·고구마 등 밭작물 생육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경남도에 따르면 봄 모내기 가뭄 급수 대책과 관련해 하상굴착, 간이 양수, 급수 시설, 살수차, 양수장비 구입,임차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6억여 원을 예산으로 편성해 시·군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경남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균 61% 수준으로 평년 84% 대비해 저수율이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의 모내기(현재 44%완료) 급수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 부족이 우려되는 시설에 대해 간이양수장, 배수로 가물막이 설치 등을 통해 용수를 재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용수확보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은수기자·김영현수습기자

 
31일 사천시 서포면 다평리의 한 논이 가뭄으로 심었던 모가 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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