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과욕을 버리고 도가적 순리로 사노라면
[경일춘추]과욕을 버리고 도가적 순리로 사노라면
  • 경남일보
  • 승인 2022.05.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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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 (경상국립대학교명예교수)
강신웅 교수


명예와 재물에 대한 과욕은 전 세계적으로 분쟁과 갈등을 낳고 있다. 자멸감이 만연하면서 개인의 순수한 인간성조차도 쉽게 포기해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서로 따뜻한 가슴으로 대하는 소통이 아닌, 오로지 1등주의만을 추구하는 병폐 때문이다. 순리가 아닌 지나친 합리로, 애틋한 감성이 아닌 차디찬 이성으로만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그 옛날 선대 명현들이 행해왔던 무위자연에 대한 고찰과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무위자연의 기본요소인 청(淸:맑은 상태)허(虛·비움)약(弱·타고난 약한 존재)박(朴·순박함)졸(拙·타고난 어리석음)의 실천이다.

미래형 유토피아의 정수인 금욕주의, 무위주의 그리고 자연주의를 실천함으로써, 마침내 이 지구상에 진정한 낙원이 도래할 수 있을까. 그 옛날 도가를 창시한 노자는 우주 만물을 형성하고 있는 핵심적인 요소로 ‘도(道)’를 설정했는데, 이 도는 쉽게 어떤 논리나 언어로도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도 애매모호한 것이다.

도가가 주장하고 있는 인생관을 종합해보면, 개인에 대해서는 담박과 소박한 태도를 지키면서, 결코 남에게 교만하거나 다투지 않음으로 자기 몸을 잘 지켜 나아가는 것을 계율로 삼는다. 국가나 사회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이루어 놓고도 그것을 사유하지 않고, 동시에 공을 달성했어도 결코 자랑하지도 않는다. 풍성하게 번창한다 해도 스스로 그것에 손대지 않으려는 이른바 현덕(玄德)실행이 도가의 인생관이다.

결론적으로 노자의 도가사상은 우리에게 절대적이고 필연적 요소인 생산활동을 저하시키고, 과학의 부재까지 초래할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실제 인간들 간의 긴 시간 현재까지도 쉼 없이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개인 간은 물론, 국가 간의 끊임없는 분쟁과 갈등을 완화 시키고, 오늘날 우리에게 닥치는 극도의 절망감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시키고, 심지어는 인간 본연의 감정인 분노조차도 급속히 냉각시키는 기능을 한다.

결국은 오늘날 도가사상은 모두에게 매우 공평한 안신입명(安身立命)의 길을 터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도가사상은 지금도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여전히 지속적으로 증폭되고 있는 무한한 욕망의 구렁텅이와 철저히 물화된 반기계적인간 위기에 대한 철저한 반발적 사조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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